[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중국 현지 합자법인 설립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중국 1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자체개발 2~3호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내년 초 중국 임상에서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중국 대형 바이오제약기업 타슬리제약과 합자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본계약 체결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합자법인을 설립 후 현지 공장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타슬리제약과 협업으로 중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15년 1조1000억원 위안(약 190조원)으로 추정된다. 2016~2020년에 연간 7% 정도 성장해 2020년에는 미국에 이서 세계 2위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중국 시장은 초기 단계다. 중국 바이오시밀러 허가 가이드라인은 2014년 만들어졌다. 중국 제약사를 제외하고 외국계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로 허가 받은 경우는 아직까지 전무하다. 셀트리온이 램시마로 중국에서 최종 승인을 획득하면 중국 최초 외국계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된다.
셀트리온이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1호 램시마 오리지널약은 글로벌에서 9조원이 팔리는 '레미케이드'다. 중국 식약청(CFDA)에 따르면 중국에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업체는 13개사에 달한다. 트룩시마(오리지널 리툭산) 중국 현지 임상시험 경쟁사는 25개사, 허쥬마(허셉틴)는 24개사에 달한다. 전세계 매출은 리툭산이 8조원, 허셉틴이 7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다만 중국 의약품 시장은 임상과 허가 기간이 장기간 소요된다는 게 문제다. 케미칼의약품의 경우 보통 중국에서 해외업체가 임상부터 시판허가까지 공식적으로 4~6년 정도가 걸리고 수정 보완 조치를 받으면 1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술이전이나 공장설립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칠 경우 허가 기간을 30~40%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셀트리온이 현지에서 공장설립을 하면 1~2년 허가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부에서 제약산업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국 CFDA가 해외업체의 임상시험 신청 승인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혀 셀트리온 수혜가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자법인은 현지법인화를 통한 중국 정부의 의약품 관련 정책 및 규제 등에 대한 신속 대응, 충분한 가격경쟁력 확보 측면 등 당사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최적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중국 내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슬리제약은 1994년 중국 천진에서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기업이다. 생물의약품, 화학의약품 등의 분야에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매출과 순이익은 각 2조4000억원, 2000억원에 달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2월 개최한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해외진출 성과를 통해 글로벌 Top 10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셀트리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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