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사인 ‘그람 음성균’ 의심
질병본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3명서 검출"…국과수는 부검 착수
2017-12-18 19:24:51 2017-12-18 19:24:5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불과 80여분 새 신생아 4명이 연이어 숨진 원인으로 '그람 음성균' 감염 가능성이 지목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6일 양천구에 있는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이 '그람 음성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18일 발표했다.
 
그람 음성균에는 대장균, 녹농균, 페스트균, 임질·클라미디아 등 수많은 병원성 박테리아가 포함되며 거의 전 세계, 거의 모든 생활환경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망원인을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세균의 침투 경로를 알아내는 데에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 측이 사망 당일 실시한 혈액배양검사에서 신생아들이 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이 신생아 3명이 산소포화도 감소 등 이상증세를 보이자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세균 균종은 오는 20일 이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세균 감염이 사망 원인으로 유력하게 거론됨에 따라, 경찰도 사인과 과실을 조사하는 데 감염을 중요한 요인 염두에 두고 있다. 관할인 서울 양천경찰서는 1차적 사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감염과 사망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조사 중이다. 전담 수사부서인 서울 광역수사대는 사인이 감염이 맞다면 세균이 의료인으로부터 왔는지, 외부에서 왔는지 등 과실 부분에 대해 수사 중이다.
 
양천경찰서는 전날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의 의사 1명(조모 교수)과 간호사 4명 등 의료진 5명을 조사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의료진은 사망한 아기들이 보인 증상과 의료진이 취한 조치는 이야기했으나 '원인을 모르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오쯤에는 신생아 부검이 이뤄졌다. 당초 부검은 이날 오전 8시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원) 서울분소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유족들과 사전 면담을 이유로 점심 12시쯤까지 미뤄졌다. 경찰은 부검 후 국과원하고 조율해 부검을 집도한 사람, 부검 진행 방식, 향후 진행 절차 등을 서면으로라도 공개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사건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사망한 4명 등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던 16명의 의무기록과 퇴원한 12명의 환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 당시 집중치료실에는 신생아 16명이 있었다. 병원 측은 사고 직후 사망환아 4명을 제외한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환아 12명에 전원 및 퇴원 조치를 내렸다. 신생아 5명은 강남성심병원으로 이동했고 세브란스병원과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에도 각각 1명씩 옮겨져 치료받는 중이다. 다른 신생아 4명은 퇴원했다.
 
모니터링 결과 퇴원 환아 4명중 1명은 감기증상으로 지난 17일 입원했고 전원 8명중 1명은 기력저하로 관찰 중이다. 다른 신생아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오후 잠정 폐쇄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내부 집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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