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변호사를 폭행한 혐의로 고발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에 대해 검찰이 18일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이날 김씨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월 한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의 친목 모임 자리에서 만취해 비틀거리는 자신을 잡아준 변호사의 뺨을 때리거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지난달 21일 김씨를 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의 지휘로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김씨의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 변호사 2명은 지난달 22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씨의 사과를 받아들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했다. 경찰은 김씨의 모욕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당시 모임에 있던 변호사들은 "'허리 펴고 똑바로 앉아라' 등의 말을 들었으나, 모욕에 해당할 정도로 들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는 22일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며 "피해자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견디기 어려운 아픈 마음을 가지고 계셨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스럽기가 한이 없고 지금의 저 자신이 싫어질 뿐"이라면서 "기회를 주신다면 일일이 찾아뵙고 저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제가 물의를 일으켜 더 면목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씨는 지난 1월 공용건물손상·특수폭행·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돼 3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받았다. 김씨는 한 주점에서 술에 취해 종업원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이를 만류하는 지배인의 머리를 때린 후 목을 잡은 혐의를 받았다. 바 위에 있던 쟁반과 칵테일 제조 용기를 집어던지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호송되던 중 발로 순찰차 뒷문 손잡이 커버를 부수고, 카시트를 찢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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