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펀드 시장 판매경쟁 촉진
우체국·인터넷은행도 펀드 판매…계열사 상품 판매 연 5%p씩 축소
2017-12-13 13:27:51 2017-12-13 13:31:5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융당국이 투자자 중심으로 자산운용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착수한다. 투자자 권익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통해 투자자의 펀드비용 부담을 낮추고 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신뢰받고 역동적인 자산운용시장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펀드 판매시장의 고착화된 관행을 타파하고 투자자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경쟁 촉진에 나선다. 현재 펀드 판매시장은 상위 10개사가 전체 펀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적 구조이며, 서비스 및 가격의 차별점이 거의 없어 대부분의 투자자가 기존 거래 금융회사를 통해 펀드를 매매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는 향후 우정사업본부, 인터넷은행, 상호금융기관(농협, 신협 등) 등에 대해 판매사 신규인가를 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펀드,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상품을 활성화해 펀드비용 인하를 유도한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5년간 수탁고가 66.0%, 회사 수는 132.1% 증가할 정도로 빠른 외형적인 성장을 보였다”면서도 “공모펀드의 경우 부진한 수익률, 수익률과 무관한 보수 수취 등으로 투자자 신뢰가 저하돼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판매사 추천펀드 선정에 대한 투명성,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판매사가 투자자 입장을 감안하기 보다는 계열사 펀드 및 고위험, 고비용 펀드 위주로 추천펀드를 선정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A증권의 판매펀드 789개 중 계열사 펀드 4개가 판매액의 10%를 차지했으며, B은행 추천펀드 평균보수가 업계 평균 대비 15% 높았던 사례 등이 적발됐다.
 
계열사 펀드 쏠림방지를 위해 계열사 펀드를 내년 연간 판매규모의 45%에서 2022년 25%까지 연 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펀드 클래스 명칭도 이해하기 쉽도록 개선된다. 기존에는 A클래스, C클래스 등 상품 명칭이 영어 알파벳으로만 이뤄져 명칭만으로는 상품의 특징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A클래스는 ‘장기투자형’, C클래스는 ‘단기투자형’ 등으로 정비된다.
 
아울러 판매보수가 저렴한 클래스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된다. 현재 펀드 판매보수에는 펀드계좌 관리, 투자자문, 매매명세·잔고통보 제공 등의 비용이 포함돼있지만 상당수 투자자가 환매시점 등에 대한 자문을 받지 못하고 비용만 부담한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이를 반영해 투자자가 희망하면 보다 저렴한 보수가 적용되는 클래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체리피킹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가입 후 일정기간(1년) 경과한 경우만 가능하다.
 
박 국장은 “제도개선 과제별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추진일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자본시장법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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