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년 인도네시아 알타그라하그룹(이하 AG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한다고 12일 밝혔다.
AG그룹 이키 위보우(Iki Wibowo) 사장과 현대자동차 상용수출사업부 이인철 전무(앞줄 오른쪽)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005380)는 이날 여의도 소재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AG그룹과 인도네시아에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실장과 인도네시아 우마르 하디 주한 대사, 트리아완 무나프 창조경제위원장을 비롯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한성권 사장, 상용수출사업부 이인철 전무 및 AG그룹 이키 위보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와 AG그룹은 내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용차 전문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AG그룹은 1973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10위권의 대기업으로 현대차 인도네시아 상용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대리점의 모기업이다.
합작법인 설립으로 현대차는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에 조립 생산기지는 물론 탄탄한 판매망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돼 시장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대규모 매립지 건설사업, 광산 개발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상용차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7만대 수준이었던 인도네시아 상용차 산업수요는 올해 7만6000여대로 성장하고 2020년에는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신설 합작법인은 인도네시아 인근 국가로의 전략적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신시장 개척에 본격 나선다. 신설 합작 법인은 생산-판매-A/S 등 자동차 산업의 전 과정을 총괄한다.
생산은 투자비 및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반제품 조립생산(CKD) 방식의 위탁 생산이 추진된다. 위탁 공장 내 합작법인 전용 생산 설비를 갖춤으로써 품질, 납기 등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엔진 및 주요부품들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 공급을 통해 현지 조립공장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국내 수출 물량도 덩달아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계획이다.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며, 연간 2000대의 현지 맞춤형 차량을 생산한다. 초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대형트럭 엑시언트와 중형트럭 뉴마이티를 투입하고 지속적으로 현지에 적합한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탄탄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현지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A/S 네트워크를 갖추는 등 현지 시장의 빠른 안착을 지원한다.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은 1970년대부터 현지에 조립공장을 가동해 온 일본 업체들이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에 설립될 합작법인을 앞세워 일본 업체들이 장악한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을 본격 공략함으로써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인근 동남아 국가로의 판로 개척에도 기여한다.
인도네시아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산 완성차에 대해 30%에서 80%까지 관세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무관세로 역내 수출이 가능하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은 지난 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이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기업 간의 경제협력은 아세안 국가들과 적극적인 경제협력에 나서겠다는 정부 정책과 기조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수출사업부 전무는 “인도네시아 합작 법인이 양국 경제 협력의 교두보 역할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인도네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인근 국가 지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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