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펙스,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거듭…딥체인지 속도
수펙스 위원장간 역할 교체…전문성·효율성 제고로 컨트롤타워 수행
2017-12-07 17:59:05 2017-12-07 17:59:05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SK그룹이 컨트롤타워를 재정비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수펙스)는 실질적인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거듭나며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가속화한다. 
 
SK는 7일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수펙스 위원장들의 역할을 대거 조정했다. 글로벌성장위원장에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현 ICT위원장), ICT위원장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현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에너지·화학위원장에 유정준 SK E&S사장(현 글로벌성장위원장),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현 에너지·화학위원장)을 각각 보임했다. 조대식 SK(주) 사장은 의장과 전략위원장을 계속해서 맡는다. 인재육성위원장과 사회공헌위원장도 변동이 없다.
 
수펙스는 7개 분과로 구성된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최태원 회장의 '따로 또 같이 3.0' 철학이 기반이다. 총수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위계구조에서 벗어나 계열사들이 함께 모여 집단지성을 통해 최고의 선택지를 찾아가겠다는 게 목표였다. 이와는 별도로 경영은 각 사별 독립체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총수 중심의 한국적 기업문화와 관행은 수펙스를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시켰다. 수펙스에 참여하는 한 고위 관계자는 "누구 하나 명확하게 책임을 지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없다 보니 전문경영인의 한계만 드러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수펙스의 변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함께 친청체제를 구축한 최 회장은 수펙스의 구심점 역할 없이 '따로 또 같이 3.0'과 '딥체인지'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위원장들의 역할 조정으로 각 분과의 전문성을 크게 높이고 효율성을 제고했다는 평가다. 전열을 가다듬은 수펙스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딥체인지 실행에 속도를 내며 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게 다수 내부 관계자의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최 회장이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화두로 제시한 딥체인지는 계열사간 융합형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개방과 융합이 중요해진 만큼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성장과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감에서 출발했다. 동시에 기업의 패러다임도 새로 쓰고 있다. 과거 이윤 추구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회적 의무 등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기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이 사회적기업을 중시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날 SK는 신규선임 107명을 포함, 163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164명)다. 사장단 인사는 소폭으로 이뤄졌다. SK에너지 신임 사장에 조경목 SK(주) 재무부문장이, SK머티리얼즈 사장에는 장용호 SK(주) PM2부문장이 승진 보임했다. 서성원 SK플래닛 사장은 SK텔레콤 MNO(Mobile Network Operator)사업부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 SK플래닛 사장에는 SK브로드밴드 대표를 지낸 SK텔레콤 이인찬 서비스부문장이 이동했다. 또 안정옥 SK(주) C&C 사업대표와 안재현 SK건설 Global Biz. 대표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펼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에서 다수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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