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KT&G(033780)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7일 전격 공개하고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BAT 글로와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양강구도에서 '삼국지' 체제로 전환된 셈이다.
KT&G는 7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KT&G는 오는 13~16일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예약 접수를 받은 뒤 20일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릴'은 공개 전부터 갖가지 추측과 예상이 무성했던 터라 업계의 촉각이 모아졌던 제품이다. 특히 아이코스와 글로 뒤에 나오는 후발주자가 된 만큼 개발단계부터 철저한 보안 속에 콥셉과 디자인 수정을 반복하며 KT&G가 각별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제품명 릴은 'a little is a lot'의 약어다. 담배 냄새와 연기 등은 줄이면서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많은 장점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릴은 글로처럼 휴대와 관리가 편한 일체형 구조를 채택했다. 글로처럼 한 번 충전하면 20개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한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보다 편리함을 강조했다.
크기는 아이코스와 글로의 중간 정도다. 한 손에 쏙 잡히게 디자인됐고 무게도 90g으로 가볍고 '그립감'을 중시했다. 색상은 크리미 화이트와 사파이어 블루 2종이다.
관심을 모았던 가격경쟁력도 경쟁제품에 비해 앞선다. 릴의 권장 소비자가는 9만5000원이다. 릴 공식 홈페이지에서 성인 인증 뒤 회원 가입하면 2만7000원 할인 코드를 발급받아 6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아이코스(12만원)보다 저렴하고 글로(9만원)보다 비싸지만 할인가격으로 보면, 아이코스(9만7000원)와 글로(7만원)보다 저렴하다.
릴 전용 담배인 핏(Fiit)은 차세대 전자담배에 최적화된(fit) 궐련 제품이라는 뜻이다. 핏 체인지(Fiit CHANGE)와 핏 체인지 업(Fiit CHANGE UP) 2종류로 나오며, 가격은 히츠(아이코스), 네오스틱(글로)과 마찬가지로 한갑당 4300원이다.
관심을 모았던 아이코스와의 호환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KT&G 제품개발 담당자는 아이코스 '히츠'와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히츠' 장착은 가능하나 '릴'과 어우러진 최적화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은 '핏'이다"고 설명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수년전부터 KT&G는 변화하는 담배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신형 전자담배 등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에 힘써왔다"며 "릴은 시중의 기존 제품과 비교해 사용 편의성과 휴대성 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국내 담배시장의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노하우를 십분 활용,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신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G가 '핏'의 가격을 4300원으로 책정함에 따라 정부의 세금인상에 맞춰 가격인상을 검토하던 경쟁사들도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6일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 등은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KT&G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왔다. 업계에선 KT&G가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만을 모은 디바이스와 가격경쟁력, 여기에 담배시장 1위 사업자로서의 전국 영업망 등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KT&G가 궐련형 담배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지지 않는 제품력이 있다"며 "캡슐형 담배로 출시되고 아이코스 기계에서 호환되며 연속 흡연이 가능하며 가격 경쟁력을 갖춰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릴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예약 접수를 진행한 후, 20일부터 핏(Fiit)과 함께 정식 발매된다. 앞서 13일부터는 서울지역 GS25 일부 판매점에서 한정 수량으로 두 제품의 시범 판매가 진행된다.
KT&G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릴' 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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