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청와대, 국정원 돈으로 총선 여론조사 진행(종합)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 상납금 수수 혐의 인정
2017-11-01 16:36:15 2017-11-01 16:36:1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의 특별활동비 5억원으로 총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당시 청와대가 국정원에서 받은 돈으로 여론조사 수행업체에 대금을 지급한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는 업체에 의뢰해 경선 등과 관련한 다수의 여론조사를 진행했지만,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청와대 관계자가 국정원 관계자에게 요구해 5억원을 현금으로 받았고, 이 돈으로 수행업체 관계자에게 밀린 대금을 지급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31일 해당 여론조사업체를 압수수색한 후 자료를 확보하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이러한 혐의는 같은 날 검찰이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자택에 대해 집행한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사실로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 관계자가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돈을 상납받은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자택과 관련 사무실 등 총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안·이 전 비서관을 체포했다.
 
안·이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과 경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안 전 비서관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한 직후 국정원에 연락해 돈 전달을 중단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정원에서 다달이 돈을 받은 과정에 개입한 것 외에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정황도 포착됐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안·이 전 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지난달 31일 조사했다. 조윤선 전 수석이 돈을 받은 과정에 관련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정치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20일 구속영장 기각 후 31일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관련 긴급체포된 이재만(왼쪽) 전 청와대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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