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권한 이양·재정분권 강화 등 연방제 수준 지방자치 추진
정부, '자치분권 로드맵' 연말까지 확정…문재인 대통령 "자치와 분권이 시대정신"
2017-10-26 17:07:29 2017-10-26 17:07:29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는 5일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목표로 한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했다. 중앙 정부에 집중됐던 행정적 권한을 대폭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고, 재정분권 등을 통해 지자체의 실질적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 컨퍼런스홀에서 ‘제2회 시도지사 간담회’를 주재하고 ‘자치분권 로드맵’을 소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중앙집권적 국가 운영 방식으로 더 이상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자치와 분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중앙이 갖고 있는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자치와 분권이야말로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로드맵은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하에,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게 5대 분야 30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5대 분야는 ▲중앙 정부 권한의 획기적 지방 이양 ▲강력한 재정 분권 추진 ▲자치단체의 자치역량 제고 ▲풀뿌리 주민자치 강화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 구축 ▲지방분권형 개헌 등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지방이양일괄법’ 등을 제정해 2013년 기준 약 7대3인 국가·지방사무 비율에서 지방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주민의 삶과 밀접한 주요 권한을 분야별로 패키지 이양을 추진한다.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도입과 시도교육청 및 단위학교에 유아·초·중등 교육 권한 이양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지방재정의 실질적 확충을 위해,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7대3을 거쳐 장기적으로 6대4까지 개편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지방소비세 및 지방소득세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지방세 신세원 발굴과 비과세 감면 관리 등을 강화한다. 또 개인이 자치단체에 기부시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고향 사랑 기부제’를 도입한다.
 
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의회의 역량을 강화한다. 사무직원 인사권확대, 입법정책전문인력지원, 지방공기업인사청문회 도입 등이다. 이를 통해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한다. 지방의회 대표성 제고를 위해 비례대표 의석 확대 등 선거제도 개선도 추진될 전망이다.
 
풀뿌리 주민자치 강화를 위해선 주민자치회 역할 확대, 읍면동 행정혁신,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마을모델 발굴 등 ‘혁신 읍면동 사업’이 추진된다. 현재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는 주민투표·소환제도의 경우 활성화를 위해 발동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광역화로 인한 생활권·행정구역 불일치 해소와 인구 감소·고령화 등의 추세에 맞춰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제 구축 방안도 계획됐다. 특히 자율적인 자치단체 간 행정구역 통합조정 지원을 위해, 자율통합에 대한 각종 특례를 적극 활용하고, 자치단체 간 행정구역 경계조정 절차 등을 개선한다.
 
마지막으로 자치분권 추진기반으로 현재 진행중인 국회의 헌법 개정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지방분권국가 선언, 자치입법권 확대, 사무처리의 범위 확대, 과세 자주권 보장 등 주요 쟁점들을 미리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오늘 이 자리는 정부가 5년간 추진할 ‘자치분권 로드맵(안)’을 처음 공개하고, 지방과 함께 논의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며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 함께 오늘 나온 좋은 의견을 반영하고, 관계부처와 자치단체, 일반국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12월말까지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회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시도지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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