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신탁 인사난에 박성진 인사실패…힘 빠진 중기
“중소기업·소상공인 아우를 수 있는 사람 빨리 와야”
2017-09-17 11:11:05 2017-09-17 11:11:05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자리가 50일 이상 공백이다. 백지신탁 논란으로 벤처기업가 출신 인사를 찾지 못해 인사가 늦어진 데 이어 어렵게 고른 박성진 후보자는 최근 역사관 논란 등으로 낙마했다. 벤처기업가 출신 장관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빨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장관이 돼 중기부가 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물러났다. 자진사퇴 형식을 빌렸지만 박 후보자는 역사관·종교관·자질 논란 등으로 사실상 중소기업계 지지를 받지 못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박 후보자가 현장을 잘 모르고 흠결이 있어도 업계 둘러싼 환경이 급박하고 어려워 되도록 장관이 빨리 선임되길 기다렸지만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로 부적격 판정이 났다”고 쓴소리를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조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적격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조했다. 박 후보자는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활동 이력, 1948년 정부수립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역사관 신봉으로 논란을 빚었다. 중소기업계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 현안에도 뚜렷한 문제의식이 없었다.
 
정부는 애초 현장 경험이 있는 벤처기업인 출신 인사를 찾다 장관직 공석 장기화를 예고했다. 중기부가 청에서 부로 승격한 부분에 너무 많은 상징성을 부여하다 생긴 문제다. 장관에 임명되면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공직자주식백지신탁제도가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자신이 공들여 키운 회사 주식을 팔면서까지 1~2년으로 단명할 수 있는 장관직을 누가 맡겠느냐"는 볼멘 목소리가 많았다. 중기부 장관직을 놓고 10명 이상 기업가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심 끝에 선택한 박 후보자는 부실검증으로 낙마를 자초하며 청와대는 고개를 들수 없었다.
 
중소기업계는 하루 빨리 중기업계 컨트롤타워 자리가 메워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전문성이 있든지, 열정이 있든지 확실한 사람이 좋겠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애정이 있고, 철학을 갖춘 사람이 장관이 돼 업무 조율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하루빨리 중소기업계 소상공인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생겨나길 바란다”며 “중소기업계 소상공인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 정치적으로 힘 있는 사람보다 내부 결속을 다지고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낫다”고 말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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