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 3사가 수주잔량(확보한 일감) 순위에서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하며 조선강국의 위상을 다소 회복했다. 그러나 올해 선박 발주량도 크게 늘 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다, 내년 상반기까지 다수의 선박이 인도될 예정으로 일감 부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23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596만4000CGT(가치환산톤수)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제외)과 삼성중공업 수주잔량은 각각 333만1000CGT, 303만9000CGT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2위와 3위에 올랐다. 중국 상해외고교조선과 일본 이마바리조선은 각각 220만4000CGT, 183만5000CGT로 뒤를 이었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144만3000CGT), 현대미포조선(139만9000CGT)의 수주잔량을 더하면 모두 617만3000CGT로 집계됐다.
이달 초 한국 조선업계 '빅3'의 수주 잔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303만90000CGT 줄어든 1571만6000CGT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현재 수주 잔량 303만9000CGT보다 많은 수준이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그러나 업계는 이 같은 수주잔량이 짧게는 1년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수준의 일감밖에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대했던 국제유가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질 않는 데다, 해운경기 불황까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를 크게 줄였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도전도 매섭다. 이는 세계 최강으로 불리던 한국 조선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수주잔량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 1년 동안 감소한 조선 3사의 일감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현재 확보한 개별 수주잔량보다 많다. 지난해 8월 초 기준 3사의 수주잔량은 1943만7000CGT로, 이달 초 기준 1571만6000CGT와 비교하면 372만1000CGT 줄어들었다.
선박 인도 일정을 고려하면 수주 확보는 더욱 시급하게 와 닿는다. 3사는 올 연말 415만5000CGT규모의 선박을 선사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727만7000CGT 선박이 도크를 비운다. 지난해 3사 전체 수주 규모가 918만3000CGT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일감 확보는 업계 생존과 직결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크 중단과 인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수주가 늘지 않는다면 현상 유지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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