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에 이어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도 완성차업체의 파업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르노삼성 노조가 3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경우 수출실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닛산 로그와 QM6의 생산에 차질이 생겨 올해 르노삼성의 판매목표 27만대 달성에도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주 부산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쟁의행위를 위한 임금단체협상 교섭 중지 신청'의 심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심사결과는 오는 19일에 나올 예정으로 지노위가 '조정중지'를 내릴 경우 르노삼성 노조는 투쟁권을 얻어 합법적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앞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한국지엠의 선례를 봤을 때 르노삼성도 조정중지 판결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0~11일 진행된 임금협약 교섭 파업 찬반투표에서 90%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노조측 관계자는 "투쟁권을 얻는다고 해서 당장 파업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대화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는 입장이나 찬반투표 이후 아직까지는 임금에 대한 3차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가 3년 만에 파업에 돌입하면 르노삼성의 올해 판매목표 27만대 달성에도 먹구름이 끼게 된다. 올해 르노삼성은 지난 7월까지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15만9190대를 판매했다.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12월까지 약 11만대를 판매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노조 파업이 없어 생산에 문제가 없었고 SM6와 QM6 두 대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25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르노삼성이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신차는 '클리오' 한 대 뿐이다. 이마저도 물량 문제로 인해 올해 예상 판매량이 최대 4000~5000대 정도다. 즉 하반기 동안 신차효과 없이 기존 모델의 판매로 승부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노조의 파업과 함께 생산 속도가 느려지면 '닛산 로그'와 'QM6'의 수출에 문제가 생긴다. 닛산 로그는 매월 1만1000여대 이상 수출되고 있는 모델로 르노삼성 수출에서 비중이 가장 높다. 올해 7월까지의 전체 수출물량 9만8381대 중 닛산 로그의 판매량은 6만9488대로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유럽시장에 출시된 QM6 또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QM6는 출시 초기인 만큼 판매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물량 조달이 중요하다. 현재 QM6는 내수 물량을 수출에 할당할 만큼 유럽시장 반응이 좋다. 다만 안정적인 수출물량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는 다면 판매 호조 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SM6와 QM6가 출시되면서 판매를 주도했지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내수판매에서 신차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닛산 로그나 QM6 등 기존 모델의 판매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중인 QM6(왼쪽)와 닛산 로그. 사진/르노삼성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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