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지정학적 우려로 코스피 조정이 확대되는 가운데 경기민감주로의 매수 유입이 주목된다. 대북 리스크가 해소되면 하반기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경기민감주가 지수 반등의 재료가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춤했던 경기 개선 모멘텀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민감주가 주도주였던 IT의 공백을 메우는 순환매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을 주도해온 외국인은 지난 11일 하루에만 6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로 1%대 조정을 이끈 가운데서도 경기민감주인 철강·금속과 화학업종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10거래일 가운데 절반인 5거래일 동안 철강·금속과 화학업종을 동시에 매수했고, 나머지 5거래일에도 화학과 철강금속업종 중 하나를 샀다. 기관도 이 기간 중 6거래일간 철강·금속과 화학주를 모두 순매수했고, 나머지 4거래일에서도 한 업종을 사들였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이 IT업종을 2조원 넘게 팔아치운 데 비해 경기민감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민감주로의 매수 유입은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을 지지하는 주요 근거로 해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반기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다시 회복 조짐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전체는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민간고용도 회복세가 뚜렷한 반면 저물가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경기가 호조인 가운데 통화정책은 경기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도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 중심의 아시아국가들도 수출지표 등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요 원자재와 기초소재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인플레이션 기조가 다시 부활하는 양상이 관찰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수요에 민감한 철강과 구리 가격이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올 초와 달리 트럼프 정책 기대감이 축소됐음에도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현재 물가 흐름은 실질수요 회복에 기반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 회복 흐름도 경기민감주 상승을 암시하는 요소다.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 경기 회복은 각종 소재와 산업재 수요를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서 연구원은 "중국 경기 선행지수가 수개월째 상승을 유지하고 있는데, 주요 기초소재 가격과 추세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국 내 구조조정으로 기초소재 단가가 회복되고 있고, 실질 수요에 기반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경기민감주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고, 실제로 최근 중국 내에서 철강 가격과 철강기업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조정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북 리스크가 해소되면 경기민감주가 주도주였던 IT 공백을 메울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경기민감주 상승의 근거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사진은 지난 2월 미국 피츠버그 쇼핑가 모습. 사진/뉴시스·AP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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