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과거 과오들을 사과했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9일 국회를 찾아 자체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검찰의 움직임을 두고 ‘검찰개혁 강도를 어떻게든 줄이려는 것’이라는 지적이 여전한 가운데 진정성을 피력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추미애 대표를 만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에 대해 “법규제정 이전에 자체개혁 방안을 최대한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총장은 “검찰개혁위원회가 발족하면 협의를 거쳐서 법규개정과 상관없이 검찰이 실무적으로 할 수 있는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며 “수사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병렬적으로 또는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해 항구적인 제도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 발언에 앞서 추 대표는 “국민들이 지난 겨울, 몇 달을 촛불로 광장을 달구면서 대한민국을 새로 세워야 되겠다는 결의를 보여주셨다”며 “여러 단초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제공자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검찰”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촛불정신으로 태어난 이 정부에 있어서 검찰 개혁은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이라며 “개혁을 개혁답게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지난 1991년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 당사자인 강기훈씨가 입은 피해를 언급하며 당시 수사 지휘자 재조사와 과거 과오에 대한 백서 발간도 주문했다.
뒤이어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예방한 문 총장은 전날 발표한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방침을 두고 “마음먹고 말했다”며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결행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노 원내대표는 “참여정부(노무현정부) 시절 보면 국가정보원과 법원은 (과오들을) 사과했지만 검찰은 그렇지 않았다”며 “검찰이 스스로 엄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문무일 검찰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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