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분유업계가 '저출산 시대'라는 악조건에 더해 중국발 규제강화, 국내 시장 경쟁난립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뚜렷한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유업계는 사업다각화와 신규 수출국 모색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열공 중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저출산 기조가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신생아수는 2012년 약 48만5000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40만6000명까지 줄어들었다. 5년간 8만명 가량의 신생아가 감소한 것이다.
이미 이같은 흐름을 감지한 국내 분유업계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주력 국가인 중국 내 영업규제가 강화되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영유아 조제분유 배합등록 관리규정'인 '신조제분유법'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시행중인 '신조제분유법'은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의 심사와 허가를 통한 등록을 의무화 하는 규정이다. 1개 업체 당 3개 브랜드, 9개 제품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어 국내 업체가 중국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 수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같은 중국 내 규제 강화는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조제분유 중국 수출액은 3221만달러였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은 2417만달러로 약 2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새정부 출범으로 대중 관계가 개선되면 중국 분유 수출량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엎친데 덮친격 국내 분유시장에 신규 브랜드가 난립하며 과열 양상을 띠는 것도 기존 사업자들에겐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8월 롯데푸드 파스퇴르와 함께 '귀한 산양분유'의 리뉴얼 제품을 판매하고 나섰고, 화장품사업을 기반으로 한
LG생활건강(051900)도 '산양 액상분유'에 이어 이유식으로 사업을 키우면서 분말 분유 시장 진출이 점쳐지고 있다. 이마트 역시 글로벌브랜드 네슬레코리아를 통해 독일산 분유 '베바'를 들여와 지난해부터 판매 중이다.
잇따른 악재에 시름 중인 분유업계는 꾸준히 생존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 중인 베트남 시장이 '수입 분유' 천국으로 알려지며 국내 분유업계의 공략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실제 베트남 시장을 꾸준히 주목했던
매일유업(267980)의 경우 커다란 성과가 보이질 않아 지난 2012년 현지법인 철수를 단행했지만, 분유사업만큼은 유지시킨 바 있다. 최근엔 현지 시장 성장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유사업 이외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도 생존전략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오랜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온
남양유업(003920)은 최근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년간 판매관리비를 꾸준히 줄여왔지만 작년 말부터 여러 신제품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디저트카페 문을 여는 등 사업 다각화도 모색 중이다.
일찌감치 사업다각화 드라이브를 건 매일유업은 종합식품회사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외식, 유아동복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을 시도해왔다. 2009년 론칭한 커피 브랜드 '폴 바셋'은 현재 92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제로투세븐(유아동), 크리스탈제이드코리아(중식당) 등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는 분유회사들의 수익구조 다양화 측면에선 기여할 수 있지만 회사의 태동과 성장의 기반이 된 분유사업을 성장시키는 수단은 아니다"라며 "국가적으로는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고, 기업들은 특정국가에 의존하기 보다 해외 분유시장 개척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때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분유 제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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