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반등세에 힘입어 4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용감축과 구조조정 등 자구안 이행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조2997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5.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22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다.
2분기 삼성중공업에는 악재가 많았다. 지난 5월초 거제조선소에서 크레인 간 충돌로 근로자 6명이 사망하는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2주간 작업이 전면 중단됐으며, 박대영 사장은 해외 출장을 나섰다가 귀국해야만 했다. 이어 작업 재개 후 이틀 만에 같은 조선소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잇따랐다. 연이은 안전사고로 원가 상승과 타 프로젝트 공정 지연, 안전관리 진단과 컨설팅 비용, 협력사 보상금 등 1250억원의 실적 악화 요인이 발생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로열더치쉘에 인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그러나 지난달 25억달러 규모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 '프렐류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를 발주처인 로열더치쉘에 인도하는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공사비 추가정산(체인지 오더, Change Order) 협상을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
삼성중공업의 4분기 연속 흑자는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자구안 이행에 따른 '불황형 흑자'란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자산매각 5500억원, 인건비 절감 9000억원 등 모두 1조4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진행 중이다. 2020년까지 5000여명을 줄여야 한다. 자구계획 이행률은 지난달 말 기준 43.2% 수준이다. 더구나 하반기 일감 절벽으로 최근 거제조선소 내 도크 2기 가동 중단을 결정하는 등 불황형 흑자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분기 인도한 주요 프로젝트에서 발주사와 추가 협상을 진행해 크레인 사고에 따른 차질을 상쇄할 수 있었다"며 "자구안 이행을 통해 지난달 말 기준 부채비율도 137%로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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