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증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지문·홍채 인증은 나왔는데 다음은 무엇인가요?"
지난 1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정보보호의날 기념식 행사장.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정보보호의날 기념식을 찾은 유 장관은 식장 앞 복도에 마련된 10여개 정보보호 기업들의 부스를 모두 들르며 질문을 던졌다. 출력물 보안 솔루션을 선보인 업체 부스에서는 관계자의 명함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개발자 출신답게 생체인증과 출력물 보안 등 최신 기술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부스에서는 기술 개발에 관여한 직원의 셀카 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그는 미래부 직원들에게는 변화를 당부했다.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준비된 취임사를 읽던 그는 "편하게 말씀 드리겠다"며 운을 뗐다. 유 장관은 보고서 업무를 줄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토론하는데 더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 주무 부처인 미래부가 보고서 작성 업무에만 파묻혀 있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또 휴일 근무를 지양할 것을 요청했다. 여름휴가도 모두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팀장들이 팀원들의 휴가를 보장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취임식 후 대강당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휴가는 어디로 가지?", "일요일 회의를 없애려면 일정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나" 등의 대화가 곳곳에서 들렸다.
새 장관을 맞아들이면서 미래부 내부는 물론 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현장 경험을 쌓은 만큼 적어도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다. 다만, 유 장관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통신비 인하라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국민들의 기대치는 한껏 높아져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반발을 풀어야 한다. 알뜰폰과 판매점 등 이통사의 매출 감소에 영향을 받는 현장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소통에 적극적인 유 장관도 통신비 인하와 관련된 질문에는 "다음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부처로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이미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에게 뒤쳐져 있다. 과제가 산적한 셈이다. 전문성과 활발한 성향을 갖춘 유 장관에게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산업1부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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