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관계자들이 대한상의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상의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간 만남이 내달 이뤄질 전망이다. 회동에 앞서 삼성·현대차·SK·LG 등 15대그룹 경영진은 간담회를 갖고 사전 의제를 조율했다.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각 사 개별적으로 모범사례를 발굴해 전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11일 “조만간 대통령에게 대기업과의 간담회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기획재정부에서 7월말쯤 발표할 듯하고, 대통령도 7월말부터 8월초 사이 휴가를 떠나 만남은 조금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동은 8월 중순 이후가 유력해 보인다. 상의는 대기업 간담회에 이어 중소·중견기업 간담회도 청와대에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미 기간 중 경제계와의 차담회에서 "경제팀 인선이 늦어져 이제야 뵙게 됐다"며 "돌아가면 다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 박영춘 SK 부사장, 조갑호 LG 부사장, 오성엽 롯데 부사장, 유병옥 포스코 전무, 정찬수 GS 부사장, 여승주 한화 부사장,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 양춘만 신세계 부사장, 최영익 KT 전무, 최성우 두산 사장, 석태수 한진 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최양환 부영 사장 등 주요 대기업 임원 15명이 참석했다.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로는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 ▲정부의 일자리 정책 부응▲새로운 시대에 맞는 대기업의 역할 등이 논의됐다. 대기업들은 또한 ‘포지티브 캠페인’을 확산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달 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그룹을 만나 재벌개혁과 관련해 “새로운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의 성격이다. 이 부회장은 “대기업 본사와 1차 협력사 간에는 하도급이나 공정거래에 관한 문제가 적었는데 2·3차 협력사까지는 본사가 영향을 미치기 어려웠다”며 “삼성의 경우 2·3차 협력사와도 좋은 관계가 유지되도록 펀드를 조성해서 지원한다든지, 좋은 사례를 발표해 전 대기업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지난달 방미 경제인단에서 빠졌던 롯데, 포스코, KT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향후 대통령 만남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재계에서는 3사가 경제인단 명단에서 제외되자 갖가지 추측이 제기됐다. 롯데는 경영비리 의혹, 포스코와 KT는 국정농단 관련 의혹으로 참가자 선정 심의위원회에서 탈락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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