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은행들이 오는 7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강화해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그동안 은행들이 독점했던 해외송금시장에 외환법 개정에 따라 핀테크업체들의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고객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우리·신한·국민·
기업은행(024110) 등 시중은행들은 해외송금 관련 서비스 개선과 고객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7월 부터 외화 송금 시장에 은행뿐 아니라 핀테크 업체 등 신규 경쟁사들의 시장 참여가 확대됨에 따라 고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고객의 경우 혜택과 수수료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들은 최근 해외송금업 관련 서비스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KEB하나은행은 해외송금의 고질적 문제인 시간 지연, 입금 시점이 불분명한 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글로벌페이먼트이니셔티(gpi)'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현지시간 당일입금이가능하고, 실시간 트랙킹을 통해 어느 은행이 언제 처리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은 주요 기업고객부터 이번 서비스를 적용해 서비스 및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관련 사업과 업체들이 있지만, 이번 gpi서비스는 기존 망을 그대로 쓰면서도 전세계 금융기관들과 바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검증된 서비스"라며 "실질적인 고객경험 개선을 통해 수익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000030)은 해외송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권 최초 인도네시아 현지 통신사를 연계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놓았다. 현지 휴대폰 번호만 알면 우리은행 영업점과 위비뱅크 '위비 퀵글로벌송금'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송금 이용 시 중계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전체 송금비용이 은행권 최저 수준인 1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라며 "모바일플랫폼 위비뱅크를 통해 24시간 365일 송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실시간 해외송금이 가능한 국가를 기존 캐나다, 중국, 베트남에 이어 일본까지 확대해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한 글로벌네트워크 실시간 송금 서비스'를 기반으로 국내·외 본지점간 신한은행 내부의 전산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시간(Real-Time)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해외송금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국민은행은 오는 9월30일까지 해외송금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국민은행 리브(Liiv) 앱을 이용해 해외송금을 이용하면 최대 50%까지 환율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은 오는 9월15일까지 해외송금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이벤트 대상은 기업은행을 통해 미화 1만 달러 상당의 외화를 해외로 송금 하거나 해외에서 송금받은 개인 고객이다. 또한 비대면채널인 인터넷뱅킹과 i-ONE뱅크(모바일뱅킹)를 통해 유학, 외국인근로자 급여, 증여의 사유로 원화계좌에서 환전해 해외 송금하는 경우 송금수수료를 100% 감면해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해외 송금 업무를 전담해 제공해왔지만 정부가 핀테크 기업의 해외송금업 참여를 허용하면서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그동안의 노하우를 중심으로한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만족도와 이용 가치를 높여 고객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7월 외환법 개정안 시행 전 핀테크업체들의 100만원 이하 해외 송금과 관련한 비대면 실명 확인을 거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 등을 검토한 뒤 제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서울 명동 소재 은행연합회관에서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주관 '소액해외송금업 제도 설명회'가 열려 핀테크업체들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 담당 실무자들과 사업 진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이 오는 7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선해 고객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외환업무 담당자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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