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이번 달부터 주 4회 진행된다. 신문해야 할 증인과 검토해야 할 서류 증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의 공판을 심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1일 공판에서 “6월 12일로 시작되는 이번 달 셋째 주부터는 일주일에 네 번 공판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체력적 문제를 고려해 수요일을 비우고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 공판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재판부는 “셋째 주는 피고인이 기소된 지 두 달이 된다”며 “SK와 롯데 뇌물 관련 혐의 증인신문에만 열 기일이 넘게 걸리고 서증조사까지 하면 한 달 반 내지 두 달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 관련 진술자는 90명, 재단 관련 진술자 140명으로 파악되는데, 증인신문을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 4회 재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서 요청한 주 5회 공판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체력적 문제를 들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측에서 요청한 주 3회 공판도 남은 증인신문의 분량을 고려했을 때 시간을 더 허락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변론준비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해 업무 시간 외에도 변호인 접견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조요청 공문을 구치소에 보냈다.
이에 대해 유영하 변호사는 “피고인의 체력 부담이 굉장할 것 같다”며 “공개된 법정이라 (건강 상황에 대해)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전일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비선진료 의혹 사건 재판에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올림머리를 하고 감색 정장 차림을 입고 재판을 지켜봤다. 재판 도중 책상에 기대거나 눈을 잠시 감기도 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에서 특검·검찰의 서증조사 내용을 반박하며,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증언 내용을 공개했다. 청와대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강압적으로 설립하지 않았다는 이승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의 증언 등을 인용했다. 이 밖에 이용우 전 전경련 상무,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황창규 KT 회장,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고영태씨, 최철 전 문체부 장관 보좌관 등의 증언을 공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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