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회계감리 분야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회계분식 사건으로 인해 회계감리의 중요성이 높아진데다가 고질적인 인원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다만 계획대로 인원 확대가 이뤄지더라도 회계감리 업무 또한 늘어나면서 인원부족 현상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감원 채용절차는 7월초에 완료될 예정이다. 지난달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이달 18~19일 1차면접이 진행됐으며, 다음달 중 2차면접이 시행된다.
금감원은 올해 2월 회계기획감리실을 신설하면서 작년 38명 수준인 회계감리 인력을 내년까지 두 배 수준인 75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4월에 발표한 올해 회계감리업무 운영계획에서는 회계감리 인원을 올해까지 52명, 내년까지 66명으로 다소 축소됐다.
금감원은 회계감리 인원 확대를 위해 이번 외부 경력·전문직원 채용을 통해 회계 분야에서 20명 내외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IT, 리스크관리, 보험계리, 법률 등 전체 경력채용 규모 40명 내외 중 회계 분야가 절반을 차지한다.
금감원은 작년부터 회계감리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최근 수년간 동양, STX,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회계분식 사태로 인해 대규모 투자자 피해는 물론 국가경제에 악영향이 발생하면서 당국의 철저한 회계감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고질적인 인력부족으로 상장법인에 대한 감리주기가 2011년 14.8년에서 2014년에는 무려 41.3년까지 늘어나면서 금감원이 체계적인 감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반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감리 인원 보충이 시급하기 때문에 올해초 금감원 직원 중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직원 중 일부를 회계감리 부서로 발령했다”면서 “이번 경력직 채용에서 회계 분야에 20명 내외를 선발하는데, 전원이 회계감리 부서로 배치되지는 않고 조사, 검사 분야 등 다른 부서에도 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감원이 계획대로 채용을 진행하더라도 올해 업무량 증가를 감안하면 여전히 인원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금감원은 올해 172개사에 감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 133사 대비 39사(29%) 증가한 수치다. 또한 연내 총 10개 회계법인에 대한 감사품질 관리 감리를 실시하며, 테마감리의 경우에도 종전 20개사에서 50개사 수준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올해 미국 상장회사 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미국증시 상장기업에 대해 회계감사를 하는 국내 회계법인(삼일·삼정회계법인 등)에 대한 공동검사에도 착수하는 등 인력이 늘어나더라도 업무량 또한 증가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인력 확충을 통해 상장법인 감리주기를 올해 25.2년, 2017년 16.7년, 2018년 11.5년까지 줄인다는 복안이지만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채용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회계 분야에 배정하면서 올해 회계감리 인력이 52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면서 “다른 부서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특정 부서에만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늘릴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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