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분식회계 눈 감아 준 회계법인, 15% 구상책임"
"기업과 공동불법행위지만 직접 가담했다고는 볼 수 없어"
2017-05-15 06:00:00 2017-05-15 06: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회계법인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회사에 대해 허위로 적정의견을 냈다면 15%의 구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해원에스티가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측인 해원에스티와 피고 측인 안진회계법인 측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해원에스티에 이미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의 15%에 해당하는 1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실인정에 대하여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의 가치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비춰 살펴봐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배치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해원에스티와 안진회계법인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피해자들이 입은 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해원에스티와 안진회계법인들의 내부적인 부담 부분의 비율은 85대15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안진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의 '적정의견' 기재가 허위라는 점에 대해 고의가 인정돼 처벌받은 것일 뿐, 해원에스티의 각 재무제표 허위 기재에 대해 공모하거나 가담하였음이 인정된 것은 아니다"며 "주의를 게을리해 이를 알지 못한 점에 잘못이 있더라도, 이 사건 우발채무와 관련된 허위공시의 주된 책임은 어디까지나 해원에스티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고 봤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안진회계법인은 해원에스티에 3억3630여만원 및 해원에스티가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해원에스티는 이 사건 선행판결에서 2007년도부터 2009년도 3분기까지 분식회계를 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18억5456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항소심에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17억5456만원을 합의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김모 안진회계법인 회계사가 위 각 재무제표가 허위로 작성된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고 위 각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이라고 기재했다며 안진회계법인이 17억5456만원 중 50% 부담비율에 해당하는 8억7728만원의 구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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