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이우찬 기자]국정농단 주범으로 구속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서게 한 대과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첫 형사공판에서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최씨는 또 “오랫동안 존경하고 따르던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서 재판받는 것은 살을 에는 고문과 같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어 “검찰이 같은 공소장에 공동피고인으로 기소해 실낱같은 소망도 날아갔다. 최소한의 인간적 배려조차 무시한 것에 대해 섭섭함을 느낀다”고 검찰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아울러 “이제까지 진행된 험난한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사실대로 진술했고 잘잘못을 밝혀 죄가 있다면 감수하겠다. 죄책을 떠넘기려거나 감출 생각이 추호도 없다. 재판부의 객관적인 소송지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달 17일 592억 뇌물 수수 등 18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최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유영하 변호사가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에 대한 부인 취지의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유 변호사는 기록열람등사가 오는 10일쯤 끝나기 때문에 추후에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씨와 신 회장 역시 이날 공판준비기일에 불출석했다.
국정농단 주범으로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진/뉴시스
최기철·이우찬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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