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중국사업 작년 첫 역신장…유동성 위기까지
매년 10~30% 크던 해외매출…지난해 9% 역신장
2017-04-26 06:00:00 2017-04-26 0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이랜드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중국사업 매출이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랜드의 패션부문을 이랜드월드에 합병한 2011년 이후 중국 사업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랜드그룹에게는 큰 충격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랜드월드 산하 해외 주요 패션법인 매출은 2조6514억원으로 전년 2조9050억원 대비 8.7% 감소했다.
 
2011년 1조3555억원에서 이듬해 1조6494억원, 2013년 2조1540억원, 2014년 2조4425억원으로 매년 10~30%씩 성장을 거듭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공시에 집계되는 이랜드의 해외법인으로는 중국의 의념·의련·위시 법인과 기타법인 등 4곳이 있다. 이 중 케이스위스 미국법인이 포함된 기타법인을 뺀 3곳이 중국 사업부문이다. 의념법인은 여성복(이랜드·스코필드·티니위니 등), 의련법인은 남성복(스코필드·플로리 등), 위시법인(포인포·셀덴 등)은 아동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념·의련·위시법인 세 곳만 놓고 보면 하락폭은 더 크다. 이들 세 법인의 매출액은 2015년 2조3112억원에서 지난해 2조312억원으로 한 해만에 무려 12.1%나 감소했다. 지난달 티니위니 매각이 최종 완료됨에 따라 올해 매출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랜드 측은 지난해 C급 매장이나 일부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경기상황을 반영해 백화점 매장 중에서도 성과가 저조한 곳을 선제적으로 폐점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연초에 매장을 많이 철수했으나 후반에 오픈한 곳이 많아 총 매장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며 "유통업을 론칭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매출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팍슨 그룹과 손잡고 현지 백화점을 쇼핑몰로 바꿔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 현지 패션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점도 찬물을 끼얹었다. 코트라 중국 정저우무역관이 이달 초 발표한 '2016년 중국 의류산업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중국 내 전반적인 소비위축이 일어나면서 의류 소비 증가율도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내 패션상품 소비총액은 1조218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했으나 증가율은 한해 전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수입의류의 경우 저가제품으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내 의류 수입량은 전년대비 9.5% 늘었지만 수입액은 1.8% 줄었다. 고가·고급 전략으로 승부하는 이랜드에게는 비우호적인 상황이다.
 
현재 이랜드그룹은 국내외 사업부진과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구조조정을 위해 티니위니와 43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각한데 이어 여성복 'EnC'와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이랜드리테일의 리빙숍 '버터'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서울 마포구 이랜드 신촌사옥앞으로 보이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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