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PDH 공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SK의 가스사업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성숙과 함께 공급과잉 등으로 내리막을 걷던 SK E&S와 SK가스가 반전의 조짐을 보인다. 총수일가의 경영복귀 후 반도체가 끌고 에너지가 밀며 ‘형제경영’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SK E&S는 올해 전력시장가격(SMP) 반등과 용량요금(CP) 인상 등으로 발전사업의 영업환경이 개선됐다. 대선 주자들은 미세먼지 대책으로 친환경정책을 꺼냈다. 석탄과 원전 등 기저발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등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가 예상된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는 발전원 채택시 환경과 국민안전을 고려하도록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는 실적 반등 전망을 낳았고, SK E&S가 발행한 회사채 흥행으로 이어졌다. 오는 12일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사전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당초 모집액 2000억원을 훌쩍 넘어 2500억원으로 목표액을 상향 조정했다.
SK가스는 저유가에 따른 액화석유가스(LPG)의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석유화학용 수요가 늘고, 신사업인 프로판탈수소화공정(PDH)도 양호한 수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차량용 소비 위축으로 LPG 산업의 사양화가 우려됐으나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대응,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57% 증가의 깜짝실적을 내놨다. 특히 LPG 프로판에서 석유화학 기초유분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는 지난해 4월 상업생산을 시작해 가동 첫해 만에 이례적으로 666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4.4%로 두자릿수의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지난해 400달러대를 넘나들던 프로필렌 마진 스프레드(원료와의 가격차)는 올 들어서도 300~400달러대의 양호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SK가스는 오는 17일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시도해 무리 없이 성공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그룹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한 가운데 형제들이 챙기고 있는 가스사업도 정상궤도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최재원 SK E&S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20일 법정 형기가 만료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사면·복권이 되지 않아 경영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경영에 참여 중이다. 최순실 사태로 출국 금지된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지난달 유정준 SK E&S 대표와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최창원 SK가스 부회장은 글로벌 복합에너지 기업을 목표로 화학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집중해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PDH 외에도 LPG트레이딩, 석탄화력발전사업 등으로 사업을 넓혀나가며 성장성을 확충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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