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친분을 언급하면서 삼성그룹에 300억원가량의 승마 지원을 요구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두 번째 독대에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부진하다면서 이 부회장을 크게 질책한 정황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1회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정황이 확인됐다.
박 전 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에 따르면 박 전 전무는 “대통령이 최씨 딸 정유라를 친딸처럼 아낀다”며 정씨 승마훈련을 위해 3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박 전 사장에게 요구했다.
조서에는 지난 2015년 7월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가진 두 번째 독대 상황도 나온다. 조서에 따르면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내가 부탁을 했음에도 삼성이 대한승마협회를 맡아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삼성이 한화그룹보다 못하다”고 질책했다. 30분 동안 진행된 단독 면담에서 박 전 대통령은 15분가량을 정유라 승마 지원 이야기로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열린 긴급 소집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빔 같을 때가 있다는 언론 기사를 본 적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라고 단독 면담의 분위기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사장은 검찰에서 두 번째 독대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최씨 딸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관심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본격적인 승마 지원이 이뤄졌다고 진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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