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브라질 채권 석달새 1조 넘게 팔았다
신한 올들어 1위…삼성 마케팅 변화에 판매량 '급증'
"내년까지 마케팅 기조 이어질 것"
2017-03-28 17:06:26 2017-03-28 17:06:26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증권사의 브라질 채권 판매량이 석달만에 1조원을 돌파하면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채권은 높은 국채금리 매력으로 작년초부터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연초 이후에는 그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28일 브라질 채권 판매 상위 5개 증권사의 실적을 확인한 결과, 올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석달도 안돼 브라질 채권이 1조3311억원 규모로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해 판매량인 8429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결과다.
 
증권사별로는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중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전년말 대비 79% 늘어난 3500여억원 실적으로 올해 판매액 기준 선두를 꿰찼고, 한국투자증권(64%), 미래에셋대우(47%), NH투자증권(16%) 등도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의 185%까지 판매량을 늘렸다. 
 
강중재 신한금융투자 여의도지점 PB팀장은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올해와 내년 플러스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브라질 채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작년에는 브라질 채권 투자가 처음인 고객에게는 보수적이었지만, 하반기 이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올려 포트폴리오 내 비중 확대를 권했다"고 판매 급증 배경을 설명했다.
 
28일 주요 증권사의 브라질 채권 판매현황을 살펴본 결과, 연초 이후 약 3개월 동안에만 1조3311억원이 팔려나갔다. 벌써 작년 한해 판매량 8429억원을 훌쩍 넘어선 결과다. 사진/AP·뉴시스
 
앞서 2013년에도 삼성, 동양(현 유안타증권) 등 일부를 주도로 브라질 채권이 인기몰이를 했다. 당시 동양증권에서도 활발한 판매를 보이며 1년도 안돼 3000억원 가까운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7%대였던 브라질 기준금리가 지난해 14%대까지 오르며 채권가격이 떨어졌고, 정치적 불안감까지 더해지며 헤알화가 약세 전환하자 브라질 채권에 투자한 이들은 환차손 부담을 안으며 외면했다.
 
상황이 다시 달라지면서 최소 내년까지 증권사들의 브라질 채권 판매 증가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은 고금리 매력에 헤알화 안정화가 맞물린데다, 원자재 가격 강세와 브라질 기준금리 인하 기조, 테메르 정부의 거시경제 안정화가 매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상품으로서 비과세 혜택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은 장기로 브라질 채권을 들고가려는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브라질 국채는 10%를 웃도는 고금리로, 대다수 국가의 채권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브라질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지속적인 투자 유인이 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물가안정과 채권가격에 우호적인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국제 서베이 기관들이 내놓은 연말 브라질 기준금리는 9.65%로, 현재보다 2.60% 낮다.
 
주의할 점은 환율이다. 강중재 팀장은 "브라질 채권은 10%대의 수익률을 지급하지만, 헤알화 변동성이 여타 시장보다는 큰 편이다. 환율이 높을 때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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