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NTT-토요타, 자율차 협업의 의미
2017-03-27 08:00:00 2017-03-27 08:00:00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와 글로벌 1위 자동차업체 토요타가 자율주행차 실용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NTT의 5세대(5G)기술을 이용한 커넥티드차 기술을 비롯해 자율주행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함이다. 양사의 협업은 일본 내 통신·자동차 업체간 1등 기업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NTT와 토요타의 협업 소식을 듣자니 우리나라에서도 업계 1등 업체간의 만남이 성사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각각 국내 자동차·통신업체 1위인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017670)이 손을 잡았을 경우, 양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파트너를 선택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독일 BMW와 5G기술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기술·서비스 개발 확대를 위해 협약을 맺고 세계 최초로 5G 커넥티드카를 공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열린 '2017모바일월드콩그레스' 현장에서도 "차량과 도로환경의 커뮤니케이션은 SK텔레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칠 정도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만든 '5G자동차협회(5GAA)'에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가입하기도 했다.
 
현대차(005380)는 자율주행차 개발이 선진국 수준에 이르러 있지만 더 속도를 내기 위해 KT(030200)와 손을 잡았다. KT는 SKT보다 한 발 늦게 현대자동차와 5G 자율주행차 개발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을 계획중이다. 현대차는 시스코와도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토요타는 NTT와 제휴 이전, 이미 자국 2위 통신업체인 KDDI와도 4G 사용 커넥티드카 기술 제휴를 맺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1위 업체 NTT와 손을 맞잡는 등 자국 기업간 협업을 최우선으로 글로벌시장을 돌파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업계든 통신업계든 기술보안은 생명으로 여겨질 만큼 중요한 문제다. 동종업계에 있다면 더욱 그렇다. 다만 업종간 협업을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는 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은 우리나라 기업과 협업 보다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미국의 포드는 자국내 구글과 IBM, 아마존 등과 모두 손잡고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중이다. 한국도 5G 기반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도업체들 사이에서 더욱 적극적인 협업이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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