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토론회가 본격화되면 세력이 아니라 후보의 역량과 철학이 드러나면서 지지율에 격변이 일어날 겁니다." 지난 3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차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가 진행됐지만, 각 캠프가 장담했던 지지율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추격 후보들은 ‘의미있는 지지율 상승’과 숨어있는 지지층을 자신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지만 대세론을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6일 MBN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조사·발표한 결과를 보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은 37.1%로 사흘 전에 비해 2.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율은 같은 기간 14.1%에서 16.8%로 2.7%포인트 올랐으며 이재명 성남시장은 10.3%로 같았다.(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율에서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에 20% 이상 앞서고 그 뒤를 이 시장이 따르는 형국이 이어지는 것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 지지율은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각각 15%, 10% 내외를 오갔다. 토론회를 통해 반등을 노렸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이를 놓고 문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준비된 후보’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개혁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 국민들 사이에 공감을 얻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통합 행보나 이 시장의 급진개혁 이미지 사이에서 '봉합이 아닌 통합'과 적폐청산 강조로 균형을 잡는 모습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안 지사 측에서는 이른바 ‘박 대통령 선의’ 발언 이후 10%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캠프 관계자는 “지지율 20% 회복이라는 1차 목표가 달성되는 중”이라며 “문 전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선투표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시장 측에서는 여론조사 외 빅데이터 분석 등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 시장 측 제윤경 의원은 “주변을 보면 이른바 ‘샤이 이재명’이 늘고 있다는 말도 듣고 있다”며 “여론조사 응답자들이 정세 흐름에 따라 답변하는 ‘응답 편향’이 걸러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지사나 이 시장은 문 전 대표 측에 지속적으로 ‘형식 없는 자유토론’을 요구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 전 대표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후보자 토론 방식은 당의 주관 하에 모든 후보들의 합의로 결정된 것”이라며 “경기 중에 갑자기 경기 룰을 바꾸자는 격”이라고 맞받았다. 자유토론 주장에 대해 ‘후보자 토론은 준비된 내용을 가지고 하는 것이 맞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시장 측은 안 지사와의 양자토론이 이뤄질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나머지 일곱차례 토론회에서 의미있는 반전이 일어날지에 회의적이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사실 각 후보 캠프나 정치권 관계자들 만큼 국민들이 토론회를 관심있게 보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문 전 대표가 큰 실책을 하지 않는 한 나머지 후보들이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편성채널들이 공동 주최하는 민주당 대선후보 4차 토론회는 17일 오후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방송사 합동토론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