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이후' 대선판세 꿈틀…안희정, 반등세 뚜렷
문-안 당 후보적합도 오차범위내 접전…"대연정 국민 공감대 확산될 것"
2017-03-14 17:54:53 2017-03-14 17:54:53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조기대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각 당의 후보자들이 모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지지율을 반등시킬 변곡점으로 꼽아왔지만, 헌재의 탄핵 결정 이후 닷새가 지나도록 극심한 순위변동 등 지각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권교체’를 강조해온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 '대연정론'을 내세워온 안희정 충남지사가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해 "포스트 박근혜' 이후 '대연정론'이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연합뉴스와 KBS가 지난 11∼12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9.9%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안 지사는 17.0%로 2위에 올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9.1%로 뒤를 이었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각각 9.0%, 8.4%의 지지도로 4∼5위에 올랐다. 같은 기관의 지난 달 5~6일 조사 결과에서는 문재인 29.8%, 안희정 14.2%, 황교안 11.2%, 이재명·안철수 6.3%순이었다.(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달 사이 문 전 대표는 0.1% 올랐고, 안 지사는 2.8% 상승해 일견 대선구도에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10일 ‘박근혜 탄핵’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가 있었음에도 ‘대세론’ 문 전 대표에 지지율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주목한다.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이 견고하지만 유연하지는 않다는, 소위 ‘확장성 한계’를 다시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안 지사 지지율의 경우 2월 중순 ‘선한 의지’ 발언 등으로 10%대로 급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2.8% 포인트 상승이 아닌 선한 의지 발언 파문을 극복한 의미있는 상승세라는 분석이다.
 
안 지사 지지율의 뚜렷한 상승세는 '박근혜 탄핵'을 성취한 국민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향이 다른 정당과도 협력하는 대연정'에 찬성하는 여론이 48.9%로 가장 높았다. '성향이 같은 정당과 협력하는 소연정론'이 21.3%로 그 뒤를 이었다. 연정에 찬성하는 응답이 70.2%에 달하는 셈이다. 연정에 반대하는 여론은 8.1%에 불과했고,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은 21.6%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기 전인 지난달 24~25일 실시된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대연정 38.6% ▲소연정 21.9% ▲연정 반대 6.1% ▲모름 33.4%로 집계됐었다. 즉 박 전 대통령 탄핵이후 여야 그 누가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잡아도 여소야대가 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국회 상황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대개혁 등을 위해 연정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은 코리아리서치의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문 전 대표는 36.9%에서 34.5%로 2.4% 포인트 하락했지만, 안 지사는 26.2%에서 33.3%로 7.1%포인트 뛰어올라 문 전 대표와 오차범위(±2.2%)로 경합하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8.8%에서 11.5%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서도 민주당 경선에서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경우 문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35.7%로 집계됐고, 안 지사의 지지율은 33.6%로 오차범위(±3.1%) 내에서 문 전 대표를 바짝 뒤쫓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위에 언급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들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당 지지자들의 표심, 소위 당심에서는 문 전 대표가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 각 후보 진영의 공통적인 평가다.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조사했을 때 13일 서울경제신문-한국리서치 발표에서 문 전 대표(62.4%)가 안 지사(22.5%)를 3배 가까운 격차로 앞서나갔다. 연합뉴스·KBS-코리아리서치의 조사결과 역시 56.1% 대 17.4%로 문 전 대표가 압도한다.
 
결국 완전국민경선제로 진행되는 민주당 순회경선에 기존 당 지지층 외에 신규 지지층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에 경선 결과뿐만 아니라 대선 결과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 모집하는 경선인단은 14일 오후 3시 기준 173만명을 돌파했다. 당초 목표치였던 200만명은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공명경선 선언식에 참석한 추미애(오른쪽)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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