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강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화장품주, 면세점주도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사드 보복의 여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심지어 엔터주는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얘기까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드 갈등이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터주 주가는 사드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
에스엠(041510)은 지난달 17일 2만5150원에서 현재 2만3200원(7.75%)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이 기간 무려 14.15%나 하락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사드 관련 이슈가 불거질때마다 중국의 규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특히 엔터주의 경우 이미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지만 그만큼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을 비롯해 음악, 영화,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한류 콘텐츠 제한조치가 확대되고 있으며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드 여파로 인해 화장품주와 면세점주가 직격탄을 맞았으며, 당분간 주가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이달 3일 하루 동안 주가가 12.67% 하락하는 등 올해초 32만원대에서 현재 27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잇츠스킨(226320)도 지난달 20일 5만2600원에서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4만2600원으로 19.1%나 떨어졌다.
사드 여파로 인해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 최근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진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서울 명동거리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오는 15일부터 한국 관광상품 판매금지 지침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관광객이 여행상품을 통상 2~3개월 전에 예약하는 걸 가정하면 올해 4~5월부터 중국 관광객의 감소가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액 중 85%가 중국인 매출액으로 추정된다"면서 "면세점 이용객이 감소할 경우 면세점과 화장품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사드 여파로 인해 화장품 종목의 주가하락은 예상했지만 중국에서 ODM으로 생산하는 업체에까지 규제가 미치는 건 뜻밖이었다"라면서 "당분간 화장품주의 주가전망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주도 최근 사드 부지 교환으로 인한 여파로 주가가 하락했다.
롯데칠성(005300)은 2월말 150만원대를 돌파했다가 141만5000원으로,
롯데쇼핑(023530)도 24만원대에서 21만4500원으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사드 갈등이 게임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게임업체들에 대한 사드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1년 이상 장기화되서 방대한 규모의 중국 게임시장 진출에 제한을 받는다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시황팀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사드와 관련해 중국의 경제제재가 확대된다면 국내 증시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면서 "이번 사안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당 기간 국내 증시에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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