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에 대한 중국 측의 보복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이틀새 세 곳의 롯데마트가 소방법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보복 조치의 집중 타깃이 된 롯데는 추가 보복을 우려하며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 롯데마트 샤오산점은 전날부터 영업 정지 처분을 받고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이는 항저우시 공안소방당국이 소방점검을 벌인 결과 소방 시설이 부적합하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와 둥강시에 소재했던 롯데마트 두 곳 역시 비슷한 이유로 영업이 잠정 중단 결정됐다.
현지 롯데마트 측은 "소방시설 점검으로 인해 영업을 잠시 중단한다"며 "영업 재개 이후 별도로 공지할 것이며 선불식 카드를 갖고 있는 고객은 영업이 재개된 이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 SNS을 중심으로 영업 중지 점포에서 중국 국가를 부르거나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애국심을 조장하는 동영상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1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베이징 소재 롯데슈퍼 3곳의 폐점설이 제기됐으며 이들 매장도 이미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당국이 롯데의 소방시설 등을 이유로 삼아 영업을 중단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은 명분은 소방점검에 따른 조치이지만 사드 부지 제공 결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이 국방부와 사드 부지 제공 계약을 체결한 이후인 지난 1일 중 당국은 롯에가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통시설에 대해 위생·안전·소방 점검 및 시설 조사를 실시한 것도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결정된 뒤 롯데 계열사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안전점검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선양에 짓고 있는 테마파크 롯데월드 공사가 중국 당국에 의해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소방점검을 이유로 들었지만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 공세에도 롯데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추가 보복을 우려해 공식 대응에 나서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영업 정지의 경우 통상 지적사항을 보완할때까지 영업재개 명령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정지 기간이 얼마나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에 나선 중국이 롯데마트 매장 3곳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소재 롯데마트 매장. 사진/롯데마트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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