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샌드위치 패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조립식 가건물 설치용에 주로 쓰였던 샌드위치 패널이 기술개발에 힘입어 디자인은 물론 내구성, 불연성까지 갖추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성장세를 이어온 기업이 있다. 국내 샌드위치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와이패널이다.
홍영돈
에스와이패널 대표(
사진)는 27일 "시장성과 발전가능성을 보고 1993년 패널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며 "덥고 추운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4명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고생은 시장상황과 맞물리며 성과로 이어진다. 1980년대 1400억원 규모였던 패널시장은 2014년 기준 1조40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의무화하자는 최근 정부의 방침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단열성능을 극대화해 건물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한 친환경 건축물을 말한다. 그는 "정부 방침으로 샌드위치 패널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해외로 눈을 돌리면 패널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성장에 힘입어 에스와이패널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시작해 현재는 국내 8개 계열사, 전국 14개 사업장을 갖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7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해외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연구개발과 투자에 대한 의지도 성장 발판이 됐다. 홍 대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적게 남겨 팔아 시장에서 인정받고, 번 돈은 다시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에 투자했다"며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없었다면 쉽게 이룰 수 없었던 성과였다"고 설명했다. 매출액도 최근 6년간 연평균 26% 성장했다. 2010년 매출액 73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턱 밑까지 도달했다.
'국내 패널 1위'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겪어야 했던 역경도 많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회사도 위기를 맞았다. 부도설 등 각종 악성 루머로 거래처들도 등을 돌렸다. 홍 대표는 정공법을 택했다. 무모할 만큼의 배짱도 더해졌다. 그는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해 잃을 것도 없었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더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에 매진해 향후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며 "채찍을 세차게 맞을수록 더 힘차게 도는 팽이처럼 위기는 더 굳게 일어서게 만든 성장통이었다"고 말했다.
에스와이패널의 폴리캠하우스 조감도. 사진/에스와이패널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에스와이하우징' 사업부를 발족했다. 이를 통해 에스와이패널의 특허기술로 쉽게 시공이 가능한 모듈러하우스인 폴리캠하우스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폴리캠하우스는 컨테이너 주택 등 저가형 이동식 주택에서 진일보한 주택 시스템으로, 단열성을 갖춘 동시에 9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가 적용된 주거공간이다. 폴리캠하우스 내 가구, 싱크대, 타일, 외장 등 인테리어도 패키지로 제공한다. 인테리어 패키지 사업까지 확대하면서 현재 50여개의 대리점을 구축한 상태다. 올해 안에 대리점을 70개로 늘리고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의 행복한 삶 역시 홍 대표에게는 끝이 없는 숙제다. '조직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믿고 따르는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한발씩 더 내딛을 수 있었다"며 "눈 앞의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한다는 ‘견리사의’의 마음은 경영인이라면 꼭 가져야 하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에스와이패널의 목표는 명확하다. 대한민국 1등을 넘어 글로벌 1위로 올라서는 것이다. 2020년을 목표 달성 시기로 정했다. 홍 대표는 "업계 세계 1위인 영국의 킹스판사를 뛰어넘겠다"며 "더 나아가 신규사업들을 한 데 묶어 글로벌 최고의 건축종합자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 아무도 오늘의 에스와이패널을 예측하지 못했다"며 "꿈은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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