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서브프라임의 끝이 보인다고 한 S&P 보고서가 추락하던 미증시를 상승세로 돌려놓았고, 이에 안정을 찾아 강세를 보이던 아시아증시가 오후 들어 하향곡선을 그렸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100엔선을 이탈한 가운데 칼라일캐피탈의 부도설 등 미확인 루머에 흔들렸다. 이런 미확인 루머가 주식시장을 흔드는 배경에는 글로벌 신용경색과 미국발 경기침체라는 악재가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다음 주에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금융기관들의 실적 발표가 대기하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증시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2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이틀째 하락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1.54% 하락한 1만 2241.84로 장을 마감했다. 토픽스 지수도 1193.23으로 마감돼 1.86% 떨어졌다.
엔화강세로 혼다(-4.58%) 히타치(-3.82%) 도요타 자동차(-3.42%) 등 수출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도쿄 지역 2월 콘도미니엄 판매가 28% 급감했다는 소식에 스미토모 부동산(-4.93%) 미쓰비시 토지(-3.43%) 미쓰이 부동산(-2.52%) 등 부동산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칼라일 캐피털이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는 괴담은 노무라 홀딩스(-3.15%)를 끌어내렸다.
중국증시는 전일 8개월 만에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4,000p를 내주면서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3900선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낙폭을 줄이며 전일 대비 0.22% 하락한 3962.67, 선전지수는 0.87% 내린 1237.30으로 장을 마쳤다.
인민은행이 조만간 추가 금리인상과 지급준비율 인상 등 강력한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긴축우려감에 상하이푸둥개발은행, 초상은행, 공상은행, 민생은행 등 은행주가 하락했다.
배럴당 110달러를 육박하는 국제 유가로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정유업체와 석유 소비량이 많은 항공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남방항공은 4.64% 하락한 15.40위안, 시노펙상하이석유화학은 2.93% 하락한 11.25위안, 중국석유화학은 3.07% 하락한 13.90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대체 투자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금 값이 폭등하면서 중진황금, 산둥황금 등 황금 생산업체가 수혜주로 부각되며 일제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책 발표 이후에는 과거와 같이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만 증시도 이틀째 하락했다. 가권 지수는 0.6% 떨어진 8161.39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초반 미증시 상승으로 강세출발했지만, 아시아증시의 하락과 다음주 총통 선거를 앞둔 관망속에 하락 반전했다.
전자 업종 지수가 0.8% 떨어진 가운데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1.45% 하락했고, 윈본드(-2.19%), 모젤 바이텔릭 (-5.51%)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내렸다. AU옵트로닉스는 0.70% 하락했고,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는 0.24% 오르며 LCD관련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홍콩 증시는 오전에 1%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냈지만, 오후 들어 보합권을 중심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항셍지수는 0.29% 밀린 2만 2237.11을 기록했고, 한국의 해외 펀드가 가장 많이 투자하는 H지수는 1.68% 떨어진 1만 1891.42로 장을 마쳤다.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유업체가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련 종목이 홍콩 증시를 압박했다.
시노펙과 상장 첫날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중국 1위 철로 건설업체인 중국철도건축총공사(CRCC)가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각 사태가 절정을 지났다는 S&P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 경기침체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의 긴축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아시아 증시가 하락한 것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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