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특검'이란 일부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삼성그룹만 겨냥한 '표적 수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 외 다른 대기업 관련해서 여전히 수사 개시도 못 하고 해산할 위기에 빠졌다.
이규철 특별검사보(대변인)는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삼성특검'이란 일부 비판에 대해 "특검법을 보면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이 핵심 수사 대상"이라며 "삼성그룹을 놓고 보면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이용하거나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최씨 등과 관련 있어 조사하다 보니 그런(삼성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최씨에 대한 혐의 사실에 삼성이 깊숙이 연결돼 있기에 삼성 관련 조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 특검보는 "대기업이 민원 해결을 위해 금품을 제공한 의혹은 조사하게 돼 있다. 당연히 규명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히며 규명 확인을 위한 조사이지 삼성을 겨냥한 수사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또 "(저희가) '삼성특검'이라면 삼성의 회계나 비자금 문제 등을 조사해야 하는데 현재 오로지 뇌물 혐의만 조사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수사팀이 꾸려진 이후 여전히 삼성 외 롯데그룹이나
SK(003600)그룹 등 다른 대기업 수사는 하지 못했다. 이 특검보는 이날 "다른 대기업 수사는 삼성 수사로 미뤄지다 보니 착수 후 중단이 아니라 착수하지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뇌물죄 입증을 위한 수사에 전력을 쏟아 다른 대기업 수사에 나설 수 없었다는 설명이지만 이는 곧 최근 '삼성특검'이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됐다.
특검팀이 보다 더 확실히 '삼성특검'이라는 허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다른 대기업을 수사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좋지 않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연장 승인이 없으면 이달 28일로 특검의 수사 기간은 종료된다. 현재 종료가 2주도 채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다른 대기업을 제대로 수사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다만 특검팀은 수사 기간 연장을 통해서 제대로 된 다른 대기업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정문을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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