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불황에 대처하는 건설사의 자세
청약열기 감소에 자구책 마련 분주…분양가 차별화·사전 홍보관 운영 등
2017-02-14 16:44:51 2017-02-14 16:44:51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역대급 호황이 이어진 분양시장.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규제와 가계부채에 따른 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연이어 엄습하면서 불황의 그늘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잘나가던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고, 청약경쟁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향후 시장 불확실성에 꾸준히 늘어나던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주춤해졌다.
 
이에 건설업체들도 남은 물량을 쏟아내면서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청약일정 전 문을 연 견본주택의 다양한 이벤트 진행은 물론, 선호층과 비선호층에 대한 분양가 차별화, 사전 홍보관 운영 등 불황에 대비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1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돌입한 송도국제도시의 한 단지는 저층으로 불리는 1층부터 4층까지의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며 청약자 모집에 나섰다.
 
84㎡A 타입의 경우 41층 이상 층의 경우 분양금액이 4억3300만원이지만 저층인 1층은 3억7670만원으로 6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작년 송도에서 분양한 한 단지의 경우 1층 3억8100만원, 30층 이상 고층 4억3200만원으로 수준으로 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났었다.
 
서울 등 청약시장 인기지역들 마저 저층이나 향·층이 좋지 않은 단지들이 최근 계약에 실패하면서 미분양으로 남게 되자 낮은 가격을 통해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예비청약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강지은(35·여)씨는 "남편 직장 때문에 송도로 왔는데 전세에서 자가로 옮기려고 한다. 기왕이면 새아파트 청약을 하려고 한다"며 "저층이면 가격이 잘 오르지도 않아 그동안 꺼려했는데 분양가가 저렴하게 나와 손해 볼 것 없다고 생각한다. 저층이 당첨돼도 계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중인 한 단지의 견본주택 모습. 이 단지는 저층의 분양가를 크게 낮춰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사진/더피알
 
 
견본주택 이벤트는 이미 수많은 분양 예정 단지들이 시행하고 있다. 추첨을 통한 자동차, 명품백 등 상품 제공은 물론, 계약자에게는 순금을 주거나 고가 식기세트 제공 등은 이미 일상화 됐다.
 
분양 홍보업체 관계자는 "불황기일수록 경품 행사를 더 많이 진행한다. 아무래도 견본주택을 둘러봐야 보다 청약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우선 많은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흥행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해 분양업체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회식비 지원이나 사전홍보관 운영 등을 통해 예비청약자 모시기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경기 오산에서 분양하는 한 단지는 지역 내 직장인 대상 회식비 지원 이벤트를 실시한다. 또,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온라인 사진전을 통해 수요자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견본주택이 문을 열기 이전에 사전 홍보관을 통해 일찍 홍보에 나서는 단지들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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