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동안 지속된 저유가 기조를 비롯해 우호적 환율, 전체 여행수요 증가에 LCC가 강점을 보인 단거리 노선을 일부 내주면서도, 수익성 높은 장거리 수요를 꾸준히 지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성장세가 가파른 LCC의 공격적 경영 기조에 대한 대응, 환율 변수, 내부 잡음 해결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한 올해 시장 상황은 작년만큼 긍정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양사는 작년 각각 영업이익 1조원대 복귀와 5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굵직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한해동안 1조1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6년 만에 1조원 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26.9% 증가한 수치다.
비록 한진해운 관련 손실과 연말 환차손이 반영되며 연간 556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긴 했지만 매출액은 11조7319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6%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도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25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년새 444.5%의 오름폭이다. 지난 2011년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이다. 매출액 역시 1년새 4.5% 증가한 5조7851억원을 기록하며 한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저가항공(LCC)의 파상공세에도 불구 최근 수년새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사진/각 사
이미 절반을 훌쩍 넘어선 국내선 점유율을 비롯해, 어느새 30%를 넘어선 국제선 비중을 차지한 LCC의 맹공을 오히려 역대급 실적으로 선방해 낸 셈이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인 대양주와 구주노선이 2~3%대 수송실적 증가를 보인데다, 하반기 고부가가치 항공 물동량 증가에 화물 전체 수송량이 8%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 연초부터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와 미얀마 양곤, 인도네시아 발리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들을 정리한 데 이어 선제적 구조조정 등의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승객 수송 측면에서는 기단 및 노선 확대에 나서며 일부 장거리 노선까지 넘보는 LCC와 국내발 노선 확대를 준비 중인 외항사 등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데다, 작년 항공업계 손을 들어줬던 저유가와 환율이 정반대 흐름을 보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칫 대규모 영업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각 사별 과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 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한 진행을 보이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주요 노선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의 45일 운항정지 행정 처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또는 규모가 확산될 경우 일부 노선의 운항차질이 불가피 한데다, 한 달 이상의 주요 장거리 노선 운항 불가 시 수십억원대 영업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양사 올해 영업실적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만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 사안들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외적 경영환경 상에 따른 변수들은 유연한 노선재편 등 수익성 제고 방안을 통해 해결 가능하지만 내부 갈등이나 법적 공방 등은 쉽사리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각 사별로 이 부분에 대한 담판이 나야 추가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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