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우수한 입지조건과 브랜드 프리미엄 등으로 주목받던 대형건설사 아파트에서도 최근 청약 미달과 미계약이 발생하면서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설 연휴가 끝나고 2월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시장 흐름에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5만7582가구) 대비 2.0% 감소한 5만6413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1만6689가구로 전월 대비 8.5% 감소한 반면, 지방 미분양 주택은 3만9724가구로 1.0% 늘어났다.
특히 다음 달 분양 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는 서울과 부산 지역의 미분양은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은 전달 대비 2.2% 늘어난 274가구, 부산은 5.5% 늘어난 1171가구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들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서는 다음 달 대거 신규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다. 2월 한 달 동안 전국 32곳에서는 2만1467가구(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제외, 임대 포함)가 일반 분양된다. 이는 1월(8214가구)에 비해 2.61배, 지난해 2월(8336가구) 대비 2.58배 늘어난 수치다. 2009년 이후 2월에 공급됐던 분양물량 중에서 가장 많다.
다만 11.3부동산대책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은 어둡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 광풍을 일으킨 강남 재건축에서도 미분양이 나오면서 주택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서초구 잠원동에서 공급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최종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아 미분양 물량이 남았다.
지난해 흥행 지역이었던 부산 등의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일부 단지들이 해를 넘겨서까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 조건을 변경하거나, 유상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미분양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서울 지역 브랜드 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건설사가 2월부터 대거 분양에 돌입하는 만큼 분양 성적에 극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올해 강남 지역에서 미계약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극히 일부이고, 강북 지역 아파트도 매매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그리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거래량이 주춤할 수는 있지만,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는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의 아파트에서도 최근 청약 미달은 물론 미계약이 발생하면서 미분양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 주택을 찾은 관람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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