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청년, 일 없으면 자원봉사라도 하라” 발언 논란
청년실업도, 사드배치 문제도 “외교로 다 해결 가능”
2017-01-18 18:02:31 2017-01-18 18:02:31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10년 만에 귀국해 대선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청년 실업’과 관련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 “자원봉사라도 하라”는 18일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과 토론회를 가졌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0년 유로화 위기 등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쳐 젊은이 다수가 3포 세대가 돼 고생 중”이라며 “체감 청년 실업률이 20% 이상 되니까 학생들이 자포자기하는 현상이 있는데 이 사회에 여러 기회가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들과 협의해 인턴제를 확대한다든지, 산학협력확대, 꿈이 많은 청년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준다든지 구체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청년이 국제적인 시야를 가졌으면 좋겠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만큼 외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정 일이 없다면 자원봉사라도 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은 청년들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부른 소리라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나라가 텅텅 빌 정도로 중동에 가서 노력해보라’며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 발언했던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이 이날 펼친 ‘외교만능론’ 역시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 “국제적으로 (취업의 문을) 넓히는 것은 외교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문한 조선산업 현장에서도 “정상외교 등 외교적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선박 수출을) 촉진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얼마든지 외교로 해결할 수 있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강연에 앞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강연 후 대구로 이동해 대형 화재로 피해를 겪은 대구 서문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을 위로했고, 청년 리더들과의 ‘삼겹살 토크’도 진행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토론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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