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벤처투자시장의 경쟁 축이 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저마다 벤처캐피탈(VC) 주 사업영역인 신기술사업금융(신기사) 업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다. 거래 침체에 수익 다변화가 절실한 증권사들이 가세한 시장의 생존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은 신기술사업금융 등록을 위한 최종 검토를 마치고 신청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신기술금융업 진출을 위해 내부적인 검토작업을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마지막 조율을 끝냈고 조만간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청서 제출 후 등록까지 최소 3주에서 1달밖에 소요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상반기 내에는 신기술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많은 증권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여신감독총괄팀 관계자는 "신기술금융업 겸영을 희망하는 증권사들의 등록신청서 작성과 관련한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투자업자의 신기술금융업 겸영이 허용되고 설립요건이 맞물려 완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진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융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증권사의 신기술금융업 겸영을 허용했다. 신기술금융업은 신기술을 개발 또는 사업화하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여신전문금융사로 금융당국은 작년 9월 신기술금융업 설립 자본금 기준을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전문가들은 올해 벤처육성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폭발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대선 이후 벤처육성과 정책자금 지원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기업금융 수익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수익성 다변화가 절실한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기업 발굴과정에 핵심기술 평가를 통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취지로 둔 만큼 실제 업계의 기술평가 역량 강화는 최우선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특히 대형증권사들의 역할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기술투자를 통해 코넥스와 기술특례 등을 통한 조기상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우수인력과 자금 투입은 필수"라며 "중소기업특화증권사뿐 아니라 대형증권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에 나서야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이 벤처캐피탈(VC) 주 사업영역인 신기술사업금융(신기사) 업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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