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안 하면 통일교 판도라 상자 열린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탄핵심판 법정서 증언
조현일 기자 "정윤회 문건 보도 후 신변 위협 느껴"
2017-01-12 19:32:47 2017-01-12 19:32:47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취재해 알린 세계일보 조현일 기자가 12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취재 과정서 미행을 당하는 등 압박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보도이후 통일교 성지가 세무조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 기자는 이날 열린 탄핵심판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 주신문에서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취재원에게서 미행을 유념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취재원을 만나러 가는 중 미행이 붙었다고 해 발길을 돌렸던 적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걱정돼 아내에게 등하굣길을 부탁했고, 지인이 해준 호신용 칼도 지니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조 기자 뒤이어 열린 증인신문에서 조 전 사장은 문건 보도 후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게 전화해 조 전 사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통일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고 김만호 비서실장한테 들었다한 총재는 원래 나를 유임할 생각이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1시간 정도 설명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통일교에 대한 보통의 세무조사는 있었지만 문건 이후 통일교 성지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사장은 또 한 총재에게 전화한 인물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설실장,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을 의심했다. 조 전 사장은 김 전 수석에 대한 근거는 최근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CJ 손경식 회장에게 전화해 이미경 부회장 퇴진을 강요한 사실에서 교육문화수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종 전 2차관은 종무실 업무를 가져갔다. 원래 종무는 1차관 소관인데 김종 전 차관 소관으로 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과거 문선명 회장이 설립했던 한 단체 초대 이사장을 했다면서 실제 한 총재랑 전화할 수 있는 사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조 전 사장은 이름을 들은 바는 없다고 했다.
 
조 전 사장은 정윤회 문건 보도 되고 한국의 국정운영 시스템이 정상화 됐다면 불행한 사태가 없었을 것이라며 언론 자유가 보장이 안 돼서 그렇다. 국민 알권리 위해 노력한 기자들이 해직되고 편집권 침해되는 상황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4회 변론기일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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