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덴마크 경찰에 체포되면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의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검팀은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씨의 신속한 송환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덴마크 경찰이 정씨를 포함한 5명을 현지시각 기준 지난 1일 오후 8시쯤 검거했다는 인터폴 전문을 접수했다. 덴마크 경찰에 따르면 현지 제보를 바탕으로 올보르그의 주택에서 정씨를 포함한 5명을 검거했으며, 검거 당시 2015년생 어린아이도 있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을 특검팀에 통보했고, 정씨의 정확한 신병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정씨와 함께 검거된 어린아이는 정씨의 아들로 추정되며, 나머지는 20대 남성 2명과 60대 여성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7일 독일 인터폴이 정씨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리도록 경찰청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색수배는 일주일 내 결정되는데, 아직 일주일이 안 됐다"며 "일반적인 형사, 강력범과 달리 이런 경우는 민감한 사항일 수 있으니 인터폴에서 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하는데, 그 부분이 내일 정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정도 적색수배 조치를 내릴지가 결정될 수 있거나 조금 더 심의할 수 있으나, 그 부분은 불명확하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덴마크법에 불법 체류자에 대해 72시간 동안 구금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72시간 이후 풀려날 수 있는지)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씨의 송환에 대한 앞으로의 절차에 대해 "법무부에 통보를해 특검과 조율해서 긴급인도구속 청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긴급인도구속 청구는 외국으로 도피한 범죄인의 소재가 정확하게 확인됐지만, 정식 인도청구서 작성과 송부에 상당한 시일이 걸려 그 사이에 도주할 우려가 있으면 범죄인을 조속히 구금하거나 구금 상태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덴마크 경찰이 어떤 혐의로 정씨를 보호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불법체류인지 체류 기간 문제인지, 밀입국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고, 이 혐의가 정씨한테만 적용된 것인지 다른 사람에 적용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색수배 조치 이후 절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지만, 이의를 제기해 재판할 수 있다"며 "강제 추방을 당하거나 자진 귀국하는 방법이 현재로써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특검보)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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