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항공업)부쩍 큰 항공업계, 아픈만큼 성숙할까
국내 여행수요 1억명 돌파…규모만큼 늘어난 과제 해결 시급
2016-12-28 15:27:37 2016-12-28 15:27:37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연내 지속된 저유가 기조와 저비용 항공사(LCC) 공격적 운영으로 인한 여행 수요 증가에 올 한해 항공업계는 연일 기록을 쏟아냈다. 각 사별 최대 영업실적을 갈아치우는가 하면 사상 최초로 연간 국내 항공 여객수가 1억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격화된 경쟁 속 각 사별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고민과 늘어난 이용객에 비해 불안한 항공안전관리 등은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올해 국내 연간 항공 여객수가 1억379만명으로 사상 최초로 1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948년 현재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국민항공사 경비행기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떠난 첫 민간 항공기 비행 이후 68년만의 일이다. 
 
첫 민간 취항 3년만인 지난 1987년 1000만명 고지를 넘어선 국내 연간 항공 여객수요는 2007년 5000만명을 돌파한 지 9년여 만에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이 같은 여행 수요의 가파른 증가세는 점진적으로 향상된 경제 수준에 수요를 끌어들인 대형사는 물론,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역할도 컸다. 
 
특히 LCC의 경우 이미 지난 2014년 국내선 점유율 절반 이상(50.7%)을 차지하며 덩치를 불려오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56.8%에 이른다. 불과 4년 전인 2012년 점유율이 43.8%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비록 LCC에 국내선 점유율을 내주긴 했지만 두터운 국제선 수요를 바탕으로 한 대형사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여행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각 사별 분기 최대 경영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기분 좋은 한해를 보냈다. 
 
올해 국내 연간 항공여객은 최초로 1억명을 돌파하며 항공업계 호황을 가늠케했다. 하지만 커진 규모만큼 각 사별 경쟁력 제고와 안전 이슈 등 풀어야할 과제들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인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 한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온 항공업계지만 불어난 덩치만큼이나 해결해야할 문제점들도 산적해 있다.  
 
업황 호조에 6개까지 늘어난 LCC는 가격 출혈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에어대구와 플라이 양양 등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신규 LCC들이 법인 설립을 마치며 추가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대형사에 비해 저렴한 운임료로 항공여행 대중화와 함께 성장해온 LCC 입장에서 또 다른 경쟁자의 등장은 LCC 업계 전반에 걸친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 밖 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가뜩이나 포화에 가까운 시장에 늘어난 신규사에 기존 업체들 역시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차별화 요소에 투자하기보다는 당장 생존을 위해 가격 경쟁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비록 빠르게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LCC 서비스 개념이 낯선 수요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저변확대와 질적 향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급증한 수요만큼 늘어난 안전대책도 시급하다는 평가다. 폭언과 폭행을 동반한 기내난동을 비롯해 성추행, 흡연 등 기내 불법행위는 지난 2012년 191건에서 지난해 460건으로 불과 3년새 2배 이상 증가했다. 
 
비록 최근 중소기업 사장 2세의 대한항공 여객기 내 만취 난동 사건을 계기로 항공안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내 난동을 테러와 유사한 범죄로 다루는 해외 사례에 비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이달 들어서만 총 5건의 긴급 회항과 비상 착륙 등 비정상 운항이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안전대책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태로 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에서 항공안전문제를 유심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인 요소"라며 "대형사는 물론, LCC들 역시 해외 항공사와 경쟁이 불가피해 진 상황에서 경쟁력의 안전 문제는 국가 항공산업의 주요 경쟁 지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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