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영화 등 문화콘텐츠 분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서 보다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에만 한정됐다면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외국 영화까지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18일 크라우드펀딩 업계에 따르면 와디즈는 이달 15일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펀딩을 진행했다. 당초 모집금액은 5000만원이었지만 한 시간만에 목표치 100%를 달성하면서 1억5000만원으로 증액했다. 이마저도 현재 목표금액을 초과하면서 펀딩이 마감된 상태다.
이번 프로젝트는 만기 6개월의 일반 회사채로 진행되며, 관객수 50만명 미만 시 5%의 이율이 적용된다. 50만명을 넘을 경우 10%, 100만 이상 20%, 200만 이상 30%로 증가하게 된다.
최근 1억5000만원 규모 펀딩에 성공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프로젝트. 사진/와디즈
와디즈 관계자는 “‘너의 이름은’이 올해 일본에서 1500만명이 넘는 관객 동원으로 일본 영화순위 역대 4위를 기록했다”면서 “국내에서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인기가 많아 국내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번 펀딩에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오픈트레이드는 오는 19일부터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펀딩을 진행한다. 목표 펀딩금액은 1억5000만원이며, 목표관객수는 16만5000명이다. 관객수가 50만명을 넘을 경우 예상 수익률은 58.59%다.
고용기 오픈트레이드 대표는 “지금까지 미국 할리우드 영화 대상으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된 적이 없었다”면서 “이 영화는 최근 흥행작 영화 ‘라라랜드’와 마찬가지로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대표는 “대중들이 집단지성을 통해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크라우드펀딩 취지를 생각하면 저예산 영화나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에 대한 다양한 투자기회 마련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펀딩 대상이 다양해지는 것은 투자자나 중개업체 모두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흥행이 기대되는 국내 대작들의 경우 제작사들에서 크라우드펀딩을 꺼려하는 점도 일정 부분 작용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올해 10월말 크라우드펀딩 업계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금융위원회
한편, 문화콘텐츠 분야 펀딩이 앞으로도 계속 활발하라면 투자성공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영화 펀딩 중 투자수익이 실현된 사례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최근 7억원 펀딩에 성공한 영화 ‘판도라’의 경우 이달 1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관객수 272만명을 기록했다.
와디즈 측은 “이번 주말에 관객수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목표관객수 540만명 돌파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확한 목표관객수는 프로젝트 정산 후에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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