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아파텔? 높은 취득세가 발목
아파트 취득세 대비 최대 4배가량 높아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주거복지 실현 위해 취득세 인하해야
2016-11-13 11:00:00 2016-11-13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세율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를 대신할 새로운 주거상품이자 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공급이 부족한 소형아파트를 대체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에 비해 취득세가 최대 4배 이상 높고 전기요금도 고율의 누진제가 적용되는 등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점이 많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새 아파트 구입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데다 내부 평면이나 설계도 아파트와 다름없는 구조로 주거 편의성이 높아 자금여력이 부족한 신혼부부 수요자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신규 분양 시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도 적용되지 않아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같은 주거용임에도 취득세율이 아파트에 비해 최대 4배 이상 높아 불합리 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힐스테이트 판교 모비우스 청약에 당첨된 직장인 유모(38세/남)씨는 납부해야 할 취득세 규모에 깜짝 놀랐다. 그가 분양 받은 84㎡(25평형) 분양가는 5억~5억5800만원 사이로 취득세만 2000만원이 넘었다. 비슷한 가격의 아파트 취득세가 6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취득세를 부과할 때는 건축법상 업무용 건물로 분류돼 4%의 세율이 적용되고, 농어촌특별세 0.2%와 지방교육세 0.4%가 붙어 최종 취득가액의 4.6%를 내게 된다. 반면 아파트 취득세 요율은 1.1%로 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훨씬 낮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자금여력이 부족한 신혼부부나 미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 주거복지를 우선하겠다는 정부 정책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또 실제 사용 여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는 ‘실질 과세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취득세는 업무용 건물로 적용되면서 전기요금 납부는 고율의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 건물로 분류되는 등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건축허가는 업무용으로 받는다. 이 때문에 일반 주택에 비해 단열재 등 저급의 건설자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냉·난방 시 아파트에 비해 전기요금이 더 든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이외에도 인근 학교 신설 시 주거용 오피스텔은 산정 세대 수에 계산되지 않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 아파텔 입주자 연합회는 이같은 주거용 오피스텔의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달라며 해당 부처에 대한 민원제기 및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내 행정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도현 전국 아파텔 입주자 연합회 회장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이 전체의 87%에 달하고 대부분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이 이용하고 있다"며 "주거안정을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 취득세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관련 부처에 수십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국토부, 행자부, 기재부 등 여러 부처에 걸쳐 있다 보니 담당부처에서도 쉽게 손을 못 대고 있다"며 "이번 주 중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거용 오피스텔 취득세 인하와 관련해 지난 3일 박남춘 의원(더민주)은 '지방세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과 동일하게 세율이 부과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으며 오는 16일까지 입법예고 후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싼 아파트를 대체해 새로운 주거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세율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힐스테이트 판교 모비우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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