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는 지난 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제2차 유료방송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주장했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토론회 전 보도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이 매장에서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IP)TV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SK텔레콤의 무선 지배력이 초고속 인터넷과 IPTV에 전이돼 공정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였다.
이와 관련해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실체 없는 지배력 전이를 이야기하면서 앞서 나가려는 사업자의 발목잡기를 한다면 비판의 십자포화 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SK텔레콤의 반격에 토론회에 나온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무면허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이 자리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통사간 설전은 사실 유료방송 발전방안 토론회 취지에 어긋났다. 때문에 토론회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여기가 유료방송 발전방안 토론회라고 해서 나왔는데, 낄 자리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통3사의 소모적인 논쟁에 정작 유료방송 발전방안은 뒷전으로 밀린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정부의 유료방송 발전방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통3사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의 한 매장. 사진/뉴시스
이통3사의 진흙탕 싸움은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IoT 기술 표준화를 위해 손을 잡으면서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IoT 전략에 대해 폄훼했다. SK텔레콤은 IoT 기술 중심에 로라(LoRa)망을 두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조창길 LG유플러스 네트워크개발센터장은 "NB-IoT와 로라를 2014년 말부터 계속 검토해왔다"며 "전반적으로 NB-IoT는 로라를 압도하는 기술 요소"라고 했다. SK텔레콤은 즉각 반발했다. SK텔레콤은 공식입장을 통해 "KT와 LG유플러스가 자체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IoT 투자에 뒤쳐져 있는 조급증을 반영한 것"이라며 "경쟁 기술인 로라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은 자사 뿐 아니라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IoT 기술 표준화는 오는 202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이통3사간 기술 표준에 따른 경쟁사 비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간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 각자의 이해관계를 주장하다보면 오버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통사들은 앞서 법정 분쟁도 자주 벌인터라 좀 자제했으면 싶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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