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깜짝' 개각…야3당, 인사청문회 거부
총리 김병준·경제부총리 임종룡·안전처 박승주…국회 통과 험로 예상
2016-11-02 16:48:53 2016-11-02 16:48:53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신임 경제부총리,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발탁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현 상황과 관련해 지난 10월30일 대통령 비서실을 개편했고, 이어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는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과 교육 부총리를 역임하는 등 학문적 식견과 국정경험을 두루 갖춘 분"이라며 "내정자의 가치관과 경륜에 비춰 볼 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방향과 국민 여망에 부흥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에 직면한 여러 난제들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내각을 탄탄하게 이끌어갈 적임자로 판단되어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임종룡 신임 경제부총리에 대해 "기재부 1차관, 국무총리 실장을 지낸 경제 및 금융분야 전문가로 시야가 넓고 정책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해 민간에 대한 이해와 민간경제 현장에 대한 이해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박승주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은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의 추천을 받아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박 신임 장관에 대해 "정책 및 현장 경험 갖춘 내무 관료 출신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관리 역량을 발휘해 왔다"고 평가했다.
 
먼저 김 내정자는 대구상고와 영남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1986년부터 국민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자치특별위원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자문교수, 사단법안 자치경영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내며 시민사회 활동과 정부정책 자문 역할을 해왔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으로 발탁돼 참여정부 정책을 총괄했고,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역임했다.
 
박 대통령이 김 교수를 신임 총리로 내정한 것은 무엇보다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북 고령 출신에 대구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다는 점도 이번 인사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 인사를 지냈지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결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도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다.
 
김 내정자는 이날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수락 여부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소감을 준비해서 말씀을 드린다기보다 오늘은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며 “내일 제가 따로 시간을 한번 더 만들어 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가 하루 정도 뜸을 들이는 이유가 청와대로부터 확실하게 전권을 위임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야당에서는 일제히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것은 정국수습이 아니라 정국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길이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원점에서 생각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대통령이 진상 규명을 뒤로 한 채 인사 국면으로 호도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에 대해 “민의를 저버렸다”며 인사청문회 일정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 야3당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 회동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야3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늘 단행한 개각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이후 인사청문회 등 일체 요구에 응하지 않고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2일 오전 춘추관에서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장관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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