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중국의 원유 생산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 주요 유전지대가 고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반면 수입은 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됐다.
23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상반기 원유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 감소했다.
중국의 주요 유전 지역인 헤이롱장성 다칭시 유전은 올해 1~2월 손실액이 50억위안(약 8424억원)에 달했다. 다칭 유전을 관리하는 중국 최대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페트로차이나)의 올해 상반기 수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8%나 줄었다.
뉴욕타임스는 "다칭 유전이 지금과 같은 생산량을 유지한다면 5년 이내 고갈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에너지 정보 기업 '에너지 에스팩츠'는 다칭 유전의 원유 생산량이 올해 7.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년래 가장 급격한 수준의 감산이다.
중국 헤이롱장성 다칭시의 유전 지대. 사진/신화사
1959년 발견된 다칭 유전은 이미 약 20년전 전성기가 지났으며 시설이 낙후돼 생산 단가가 급격히 올랐다. 다칭 유전의 생산 단가는 최근 국제 유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칭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기 보다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다칭 유전이 쇠락하면서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중국 국영 매체 중국신원왕은 지난해 다칭시의 국내총생산(GDP)가 30년래 처음으로 2.3% 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원유 생산은 줄었지만 수요는 반대로 급증했다. 자동차와 항공 산업의 발전으로 휘발유와 디젤, 항공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석유 소비량은 5억4300만톤에 달했다.
국내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국의 원유 수입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석유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중국의 석유 대외의존도는 64%를 넘어섰다.
지난 9월 중국의 원유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 늘어난 3306만톤으로 월간 기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이 됐다. 올해 1~9월 원유 수입량도 14% 늘어난 2억8400만톤에 달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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