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효용성을 인정 받으면서 가상현실(VR)용 디바이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시장 확대의 관건은 공급 여부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20일 시장조사기관 IHS의 디스플레이 장기 수요 전망에 따르면, 올해 OLED 패널 수량은 3억9458만대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이 3억6688만대로 93%, 스마트워치가 1582만대로 4%를 차지했다. 모바일 PC(619만대, 1.5%), VR 디바이스 및 스마트안경(413만대, 1.1%), TV(95만대, 0.2%)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러나 VR 디바이스와 스마트안경은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갈 전망이다. 오는 2020년에는 2099만대로, 매년 300만~400만대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소니의 PS VR은 OLED 패널을 사용해 보다 현실감 있고 뚜렷한 화질을 구현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PS VR) 등 PC나 게임 콘솔과 연동되는 VR 디바이스에 OLED 패널이 탑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PS VR에는 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OLED 패널이 적용됐고, 리프트와 바이브에는 1200x1080 해상도의 OLED 패널이 장착됐다. 기어VR이나 구글 데이드림 뷰 등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디바이스와 달리, 독자적인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제품의 경우 현실감 구현을 위해 화면 딜레이가 적고 높은 해상도를 소화할 수 있는 OLED가 적합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소니 PS VR의 등장을 VR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를 키우는 기폭제로 보고있다.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11월 출시 예정인 PS4 프로, PS VR가 서로의 판매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제이슨 차이 트렌드포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애널리스트는 "VR 디바이스는 소비자가전의 새로운 트렌드로서 향후 2년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VR 디바이스향 OLED 패널의 원활한 공급 여부가 관건이다. OLED 패널을 탑재하는 스마트폰이 늘면서 VR 디바이스에 사용되는 수량이 제한받을 것이란 예측이다. 차이 애널리스트는 "주요 VR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핵심 부품인 OLED 패널의 공급 부족으로 11~12월 연말 쇼핑 성수기의 넘치는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마트폰의 OLED 패널 탑재는 오포, 비보, 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들과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과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시장의 절대적 공급자는 97%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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