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안 주려 직원 '절도범' 몰아…고용부 울산지청, 악덕 사업주 구속
12명 임금 1200만원 체불…지명통보 후에는 도피
2016-10-12 16:10:44 2016-10-12 16:10:44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대학생 아르바이트생과 주부 등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악덕 사업주가 구속됐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직원 12명의 임금 1200만원을 체불한 음식점 사업주 서모씨(44·)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씨는 2007년부터 고깃집을 비롯한 다수의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조기퇴사 등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해자 중에는 군 입대 전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가 절도죄로 몰렸던 대학생도 있었다. 지난해 3월 서씨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직원 이모씨(22·)가 금고에서 돈을 꺼내는 장면만 편집해 이씨에게 보여주며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임금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음식점과 계약돼 있던 사설경비업체를 통해 CCTV 원본을 확인, 자신이 무죄임을 밝혀냈으나 서씨가 잠적하는 바람에 임금 120만원을 못 받고 군에 입대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청년과 여성이었다. 김모씨(21·)는 전역 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으나 임금 130만원을 받지 못 해 복학에 어려움을 겪었고, 가장인 신모씨(53·)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야간근무를 했으나 임금 100만원을 못 받아 당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임금체불 사례는 아니지만, 몸이 아파 결근을 요청했다가 일당의 몇 배가 되는 금액으로 공제하겠다는 서씨의 협박에 강제로 출근했던 직원도 있었다.
 
1000만원대 임금체불이 구속수사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지청은 서씨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체포된 전력이 있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54회에 걸친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지명통보 사실을 고지 받은 후 신분을 속이고 도피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울산지청은 앞으로도 악덕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체불액수에 관계없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직원 12명의 임금 1200만원을 체불한 음식점 사업주 서모씨(44·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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